지난 9월 당시 골폭풍을 몰아칠 때만큼의 위용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골이 아니어도 부지런하고 헌신적인 플레이로 승리를 돕고 있다.
손흥민은 9월과 10월에 극과 극의 경기력을 드러냈다. 9월 치른 5경기에서 5골 1도움을 몰아치며 EPL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로 떠올랐고, 10월 치른 5경기에서는 득점 없이 1도움에 그쳤다. 이중 3경기에서는 출전 선수는 최하위권의 평점을 받기도 했다.
상대팀의 집중견제와 잦은 포지션 이동, 발목부상과 체력적 부담 등이 두루 겹치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했다.
손흥민은 온전치 못한 몸 상태속에서도 11월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홈경기를 치르느라 장거리 이동을 소화해야했다. 복귀 후에는 숨 돌릴 틈 없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리그 12라운드에 교체로 출전했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이 출전한 경기에서 대표팀과 토트넘은 모두 역전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비록 골은 없었지만 2경기 모두 번뜩이는 활약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손흥민은 최근 경기에서 익숙한 왼쪽 날개 포지션에 기용됐다.
손흥민은 과감한 돌파와 예리한 공간침투로 끊임없이 상대 문전을 위협했다. 측면과 중앙을 넘나드는 손흥민의 예리한 움직임에 상대 수비수들은 막는데 애를 먹었고, 체력적으로도 많은 부담을 안았다. 손흥민이 만든 찬스를 동료가 아쉽게 성공시키지 못한 장면도 여러 차례 있었다.
웨스트햄전은 손흥민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난 한판이었다. A매치 일정을 소화하고 온 체력적 부담을 고려해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27분 손흥민을 교체로 투입했다. 손흥민은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막판 민첩한 움직임으로 웨스트햄의 측면을 연달아 무너뜨리며 해리 케인의 연속골을 도왔다.
최종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며 날카로운 크로스 패스를 케인에게 배달했고, 후반 45분에는 돌파와 발재간으로 영리하게 상대 수비수의 파울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었다. 경기 최우수 선수는 2골을 성공한 케인이었지만 사실상 밥상은 모두 손흥민이 차려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왜 손흥민이 존재 자체로 경기흐름을 바꿀 수 있는 스타인지를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손흥민의 활약이 살아나며 대표팀과 토트넘은 최근의 부진을 딛고 모두 귀중한 1승을 추가했다. 라인을 내리고 수비가 강한 팀을 상대로 부진하다는 선입견도 어느 정도 극복해냈다.
촘촘한 압박을 펼치는 팀들을 상대로 스스로 슈팅 기회와 공간을 창출해내는 손흥민의 움직임은 그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청신호다. 선수 본인으로서도 골가뭄과 팀 부진에 대한 압박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며 9월의 상승세를 재현하는 길만이 남아있다.
한편, 토트넘은 23일(한국시각) 스타드 루이 II세에서 열리는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E조 예선 5차전 모나코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토트넘이 비기거나 패한다면 16강 진출의 마지막 희망도 꺼진다. 손흥민의 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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