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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김용태, 그들을 탈당에 이르게 한 것은 무엇?


입력 2016.11.22 17:58 수정 2016.11.22 18:29        문대현 기자

'정치적 유불리 떠나 소신 따라 내린 결정' 중론

친박,"지금 허허벌판에 둘만 얼어죽게 생겼다" 촌평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에 대처하는 새누리당 방식에 반발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2일 3선의 소장파 김용태 의원과 함께 탈당을 선언했다. 오랜 기간 당적을 유지했던 이들의 탈당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은 어떤 속내를 갖고 있을지, 향후 전망은 어떠한지 등 몇 가지 궁금증이 존재한다.

남 지사는 이날 오전 비박계 김용태 의원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정당다움을 잃어 버렸다. 새누리당으로는 자유와 나눔, 배려의 가치 그리고 미래비전을 담아낼 수 없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남 지사와 김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새누리당 전신)으로 각각 1996년 15대, 2008년 18대 총선을 통해 본격적인 정치 생활을 시작했다. 두사람의 활동 시기가 오래 겹치지는 않았으나 이들은 당 내 소장파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남 지사의 경우 최근 차기 대권 잠룡으로까지 분류되며 존재감을 높이던 상황이었다. 이렇다보니 대중들은 이들의 탈당에 몇 가지 궁금증을 갖게 됐다.

첫 번째는 남 지사의 탈당이 대권을 앞둔 '몸값 올리기'가 아닌가하는 것이다. 남 지사는 앞서 모병제, 수도이전, 전작권 환수 등 민감한 이슈를 꺼내 들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탈당 역시 그에 연장선상이 아닌가 하는 얘기가 나올 만하다.

그러나 이번 일은 그가 대권을 염두에 두고 내린 '정치적 결단'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 현 국면에서 탈당은 그리 환영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탈당에 동참하려는 이들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정계에서는 정치적 유불리를 따진 것이 아니라 소신에 따라 움직인 결정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다.

실제로 남 지사는 탈당 선언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적 이익 생각을 다 접었다. 이걸로 정치생명이 끝난다 하더라도 뒤돌아 보지 않고 쭉 달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남 지사가 대권에 나서기 위해 보수 정당을 선택한다고 가정할 때 오랜 기간 지지 기반을 닦아 온 새누리당을 뛰쳐나가는 것이 지지층 형성에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 거라는 게 중론이다.

두 번째 궁금증은 남 지사와 김 의원의 향후 행보다. 이들이 언제까지나 무소속으로 활동할 수는 없는 만큼 국민의당과 손을 잡거나 새로운 당을 만들어 제3지대를 구축할 거라는 추측이 잇따르고 있다. 당장 이들이 국민의당과 함께할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남 지사는 탈당을 선언하며 "정당다운 정당,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그가 기존 제도권 정당행을 택한다면 기존 지지자들로부터 받게 될 역풍이 적지 않을 거라는 정계의 관측이다.

지난 8.9 전당대회에서 당권 주자로까지 나섰던 김 의원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 국민의당을 택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 지사는 제3지대 합류를 묻는 질문에 "우선은 건전한 중도 보수 세력들이 힘을 함께 모으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만 말했다. 이에 따르면 지금으로서 이들은 추가 탈당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 후 세력이 좀 더 모아졌을 때 새로운 정치적 결사체를 꾸릴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끝으로 추가 탈당 여부, 그 중에서도 서울을 지역구로 둔 비박계 의원들의 탈당 여부도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은 원래부터 보수 정당이 약점을 보이는 곳으로 인식되어 왔다. 실제로 '진박 역풍'이 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서울에서 졸전을 면치 못 했다.

이 때문에 김 의원으로서는 '최순실 파문'이 뒤흔든 다음에 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에서 살아남기란 힘들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김 의원 외 일부 '서울 비박' 의원들은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들이 이른 결심을 하게 되면 '탈당의 쓰나미'는 예상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그러나 당장 줄탈당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의 한 비박계 의원은 당이 제대로 가고 있지 않은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탈당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다른 의원 역시 '아직은 아니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탈당을 고심케 하는 명분은 확실하지만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대부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생각보다 크지 않은 탈당 반향, 그러나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두 사람의 탈당으로 정계에서는 여러가지 설들이 나돌고 있지만 정작 당내 반응은 미지근한 상황이다. 탈당을 선택하기까지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동참하는 데는 모두들 몸을 사리고 있다.

비박계 중진 정병국 의원은 22일 오전 'YTN 라디오'에 나와 "이런 정당이 존재할 가치가 있는지 다시 한 번 고민을 한다"면서도 "'떠밀려서 나가야 하는 거냐'는 고민도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당내 재선 의원들과의 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탈당이 시작되고 있는데, 당이 급속히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위기감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유 전 원내대표는 탈당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남 지사와 함께 잠룡으로 꼽히는 인물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재선 모임 시작전 기자와의 대화에서 "새누리당이 썩었다. 그럼 그것을 고쳐야지 탈당하면 어디로 가나. 탈당은 책임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최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장 나간다고 달라질 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역시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치평론가는 본보에 "지금 두 사람의 탈당은 당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당으로서는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며 "이정현 지도부다 탈당을 눈여겨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 내 개혁파들은 동반 탈당을 선택하기보다 당내에서 승부를 보려할 것이라는 추측도 내놓았다.

실제로 이정현 대표는 두 사람의 탈당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기독교 신자다. 제가 아주 싫어하든 좋아하든 꼭 축복의 기도를 드린다"며 "워낙 자유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분들이라 새누리당이라는 틀을 벗어나 대한민국 창공을 힘차게 나르는 송골매의 모습을 보여주고, 나라의 큰 재목들인 만큼 성공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지도부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탈당을 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아하는 뉘앙스의 발언이다.

한 친박계 의원 역시 비공식 석상에서 "지금 허허벌판에 둘만 얼어죽게 생겼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그들을 따라 당을 나오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현재 두 사람의 탈당은 친박과 비박 양측으로부터 마냥 환영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더 이상 이들에게 힘이 실리지 않을 경우 두 사람의 정치적으로 곤궁한 상황에 처해질 수 있지만 반대의 상황이 오게 될 수도 있다. 머지 않아 '추가 탈당 러시'가 이어진다면 이들의 행보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어찌됐든 이번 결정은 두 사람의 정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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