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와 기대’ 손흥민 61분 복잡한 셈법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12.08 07:10  수정 2016.12.08 07:33

CSKA 모스크바전, 고작 61분만 뛴 뒤 교체

주말 맨유전 출격 예상, 오프 더 볼 움직임 최악

웃을 일이 없었던 손흥민의 모스크바전이었다. ⓒ 게티이미지

‘우리흥’ 손흥민이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61분만 뛰며 마감했다.

토트넘은 8일(한국시각)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CSKA 모스크바와의 E조 최종전에서 3-1 승리했다.

이로써 2승1무3패(승점7)를 기록한 토트넘은 조별리그 3위에 랭크, 16강 토너먼트행 대신 UEFA 유로파리그 32강 토너먼트로 향하게 됐다.

AS 모나코전 패배로 16강 토너먼트행이 좌절됐지만 그렇다고 모스크바와의 경기에서 손 놓을 수 없는 입장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승점1 앞선 토트넘이 모스크바에 패할 경우 E조 최하위로 떨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곧 유로파리그 진출도 무산됨을 의미한다.

결국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포함해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베스트 멤버 대부분을 출격시켰다.

경기는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렀다. 토트넘은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가져가고도 좀처럼 모스크바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급기야 전반 33분, 자고예프에게 선취골을 얻어맞으며 충격이 배가됐다.

전력을 추스른 토트넘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38분, 알리의 동점골을 시작으로 종료 직전에는 케인이 로즈의 크로스를 골로 연결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들어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간 토트넘은 후반 32분 상대 골키퍼 이고르 아킨폐프의 자책골이 나오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하지만 토트넘의 골 과정에서 손흥민은 없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2-1로 앞선 후반 17분, 손흥민을 조기에 교체 아웃시키며 은쿠두를 투입했다. 이 교체에는 많은 계산이 깔려있었다.

이날 손흥민의 움직임은 기대에 못 미친 게 사실이었다. 슈팅은 4개나 쏘아 올렸지만 유효 슈팅이 1개에 그칠 정도로 정확도가 떨어졌고, 무엇보다 76.9%에 그친 패스 성공률은 팀 공격의 흐름을 차단하기 일쑤였다. 손흥민의 패스 성공률은 선발 출전한 선수 가운데 최저였다.

경기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뛰게 할 이유가 없었다. 게다가 토트넘은 오는 주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한다. 어려운 승부인 만큼 손흥민의 컨디션을 유지시켜 줘야 필요가 있었다.

이날 조기 교체로 손흥민의 맨유전 출격 가능성은 높아진 상황이다. 확실한 주전으로 낙점된 팀 내 위상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오프 더 볼 상황에서의 손흥민 움직임은 올 시즌 경기 중 최하 수준이었고, 이는 팀 내 최저 평점(6.3)으로 잘 나타났다.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공존한 손흥민의 모스크바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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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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