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체육위원회는 ‘UFC 206’에 참가한 선수들에 대한 메디컬 서스펜션(Medical suspension)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최두호는 60일의 메디컬 서스펜션을 받았다.
UFC는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메디컬 서스펜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최소한의 휴식 기간을 강제로 설정, 선수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물론 회복 상태를 본 의사의 소견에 따라 기간이 단축될 수는 있다.
최두호와 같은 새로운 블루칩과 UFC에서 최고의 흥행력을 자랑하는 맥그리거 같은 선수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강제 휴식기’다.
여파가 없을 수 없는 한판이었다.
최두호는 지난 11일 캐나다 토론토 에어캐나다센터에서 펼쳐진 ‘UFC 206’페더급(66kg 이하) 매치에서 랭킹 4위의 베테랑 컵 스완슨(33·미국)과 불꽃 튀는 타격전을 선보였지만 심판전원일치 판정패(30-27, 30-27, 29-28)를 당했다.
당시 최두호는 1~2라운드까지 스완슨에 밀리지 않는 화끈한 타격을 내뿜었지만 허술한 수비로 많은 정타를 맞았다. 3라운드 들어서는 공격 보다는 혀를 내두르게 하는 맷집으로 버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력한 스완슨의 펀치를 턱으로 몇 번이나 받아냈고, 종료 직전에는 소나기 펀치를 맞으며 옥타곤 바닥에 깔린 채 간신히 판정으로 끌고 갔다. 스완슨도 경기 후 옥타곤 인터뷰에서 “최두호는 정말 뜨거운 파이터다. 특히, 그의 맷집은 놀라웠다”며 경의를 표했다.
관중들은 최두호의 화끈한 공격과 무너지지 않는 투지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지만 최두호의 몸은 망가져 회복기가 필요하게 됐다.
스완슨 역시 마찬가지다. 스완슨도 60일 메디컬 서스펜션을 받았다. 최두호와의 불꽃 튀는 타격전에서 스완슨 역시 성할 리 없었다. 스완슨은 최근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두호는 대단했다. 나의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경기운영능력 덕에 이겼다”며 당시의 접전을 회상했다.
UFC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알도. ⓒ 게티이미지
최두호와 스완슨의 일만은 아니다. 보통 3~4개월마다 경기를 치르는 UFC 파이터들에게 60일 이상의 메디컬 서스펜션이 주어지기도 한다.
지난 2013년 정찬성은 챔피언 조제 알도와 타이틀매치에서 어깨 탈구 부상으로 180일의 조건부 메디컬 서스펜션을 받았다.
정찬성과 대결했던 상대 알도는 콤비네이션을 시도하다가 정찬성 무릎에 발이 잘못 맞아 심한 통증을 느꼈고, 경기 후 90일의 메디컬 서스펜션을 받았다. 장기인 로우킥 보다 레슬링이나 주짓수를 더 많이 활용했던 이유도 통증 때문이었다.
지난해 ‘UFC 194’에서 페더급 챔피언 알도를 13초 만에 KO로 물리친 코너 맥그리거 역시 경기 후 6개월의 메디컬 서스펜션을 받은 바 있다. 회심의 레프트훅으로 ‘절대강자’ 알도를 무너뜨렸지만 맥그리거의 왼쪽 손목은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이 됐다.
UFC 전문가들은 “최두호부터 맥그리거까지 내로라하는 강자들도 과격한 격투기 세계에서는 똑같이 부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자칫 무리하면 우수한 선수를 잃을 수 있다. 개인은 물론 단체로서도 상당한 손실”이라며 메디컬 서스펜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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