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이어 황재균도? 서른 즈음의 FA 한계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6.12.20 08:53  수정 2016.12.20 09:43

서른 즈음에 얻는 FA 자격...실리적 선택에 무게

낯선 환경과 주전 장담도 어려워...한국 FA 폭등도

원 소속팀 롯데와 kt의 관심 모으는 황재균. ⓒ 연합뉴스

지난 겨울에는 한국인 빅리거 탄생이 모처럼 붐을 이뤘다.

김현수(볼티모어) 박병호(미네소타), 이대호(시애틀)와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MLB 진출에 성공했다. 편차는 있지만 나름의 경쟁력으로 한국 프로야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국내 최고선수들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다.

올 시즌도 다수의 거물급 FA들이 시장에 나왔다. 지난해에 뒤지지 않는 역대급 FA시장이 되리라는 기대가 컸지만 기대했던 새로운 빅리거 탄생의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대안으로 거론됐던 일본행에 성공한 선수도 아직 없다.

FA 시장에서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대어급 선수 중 남은 인물은 황재균 정도 뿐이다. 나머지 대어급 선수들은 일찌감치 국내 잔류를 선택했다. 최형우가 FA 사상 첫 총액 100억 시대를 열며 KIA에 입단했고, 차우찬이 95억에 LG 유니폼을 입으며 투수 최고액을 경신했다. 김광현은 85억에 SK에 잔류했다.

우규민(65억·삼성), 김재호(두산·50억) 등 준척급 선수들도 후한 대우를 받았다. 아직 KIA와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양현종도 국내 잔류를 선언한 이상 100억 이상의 대우를 받을 것이 확실시된다. 그 덕에 국내 FA시장은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하는 ‘쩐의 풍년’이 열렸다.

황재균마저 국내 잔류를 선택한다면 올 겨울 해외진출 선수는 없을 수도 있다. 황재균은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영입 제의가 없는 데다 국내 FA시장만큼 후한 대우를 받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무대로 선회할 가능성도 높다.

원소속팀 롯데나 10구단 KT 등은 황재균이 KBO 잔류를 선택할 경우 가장 적극적으로 영입에 나설 구단으로 거론된다.

1년 만에 달라진 분위기는 역시 국내 FA 선수들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실리적인 선택에 무게가 기울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 때문이다.

한국 나이로 거의 30대가 다되어야 처음 얻을 수 있는 FA 자격은 선수 입장에서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야구인생의 최전성기에 대박을 잡아야하는 선수 입장에서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해도 좋은 계약조건과 주전을 장담하기가 어렵고 자칫 시간만 허비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해외진출에 도전할만한 선수가 드물다는 것도 현실이다. 김광현은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2017시즌을 일찌감치 접게됐다. 최형우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해외진출을 시도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컸다. 양현종도 2014년 겨울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가 저평가를 받고 꿈을 접었다.

국내 FA시장의 몸값이 폭등했다는 것도 선수들에게는 무리한 도전을 기피하게 만드는 요소다. 국내 최정상급 선수들의 몸값은 이제 일본의 FA 계약 규모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는다.

KIA행 유력한 양현종. ⓒ 연합뉴스

양현종이 요코하마로부터 2년 6억엔의 계약조건을 거절하고 국내 잔류를 선택했다는 것은 국내 정상급 FA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순수하게 꿈만을 쫓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지 않는 이상, 돈이나 선진야구 체험을 위해 일본을 선택하는 경우는 이제 많지 않가.

정상급 FA들이라고 해도 메이저리그에서는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신인에 불과하다. 초특급 선수가 아닌 이상 국내 FA들은 메이저리그 시장 상황과 팀 사정에 따라 영입 후순위에 밀려날 수밖에 없다.

적지않은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신분조회를 받았지만 길어지는 메이저리그 시장의 동향을 기다리지 못하고 일찌감치 안정적인 국내 잔류를 택했다. 국내 대형 FA들의 행보를 주시해왔던 메이저리그의 아시아 스카우트들이 아쉬워하는 대목이다.

향후 2~3년간 국내에서 올해 수준의 대형 FA들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새로운 코리안 빅리거들의 등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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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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