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라탄에 탄성, EPL서 안 된다고 누가 그랬나
간결한 움직임, 예리한 패스, 침착한 마무리까지
선덜랜드전 포함 최근 10경기 11골..우려 무색
이제는 프리미어리그(EPL)가 편안해 보인다.
‘축구 잘 아는 남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또 원맨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값진 승리를 선물했다. 즐라탄은 27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선덜랜드와의 홈경기에서 1골 2도움으로 팀이 터뜨린 3골 모두에 관여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즐라탄 활약에 힘입어 맨유는 선덜랜드를 3-1로 누르고 리그 4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맨유의 고공비행은 물이 오른 즐라탄의 득점력 때문에 가능했다. 즐라탄은 선더랜드전 포함 최근 10경기에서 11골을 터뜨렸다. 이 기간 맨유는 7승3무를 기록했다.
강등권인 선덜랜드는 맨유의 전 사령탑을 지낸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모예스 감독은 전력상 한 수 위인 맨유를 상대로 라인을 내리고 수비에 치중했다. 맨유도 선덜랜드 수비에 막혀 활로를 열지 못했다.
흐름을 바꾼 것은 역시 즐라탄이었다. 전반 39분 박스 안에서 볼을 잡고 수비의 눈이 쏠린 틈을 타 한 번의 간결한 패스로 문전으로 쇄도하던 블린트의 선제골을 도왔다.
박빙의 리드가 이어지던 후반 36분에는 폴 포그바의 가로채기에 이은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결승골을 기록했다. 후반 40분에는 우측면에서 연결한 크로스로 미키타리안의 환상적인 골을 어시스트했다. 간결한 움직임, 예리한 패스, 침착한 마무리까지 축구의 모든 것을 보여준 즐라탄이었다.
올 여름 맨유로 이적한 즐라탄은 이번 시즌 반환점을 돌기 전에 벌써 17골을 넣었다. 리그 17경기 12골로 득점 2위. 이밖에 리그컵과 유로파리그, 커뮤니티실드에서 총 5골을 추가했다. 2016년 전체로 놓고 보면 파리생제르맹 시절(33골) 포함 50골에 이른다. 1981년생으로 내년이면 어느덧 36세가 되는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는 활약이다.
즐라탄은 맨유로 이적할 때만 하더라도 적지 않은 나이와 EPL 첫 경험이라는 이유 때문에 의심의 시선도 많았다. 주로 빅리그보다 한 단계 떨어지는 리그에서 위력을 발휘해온 즐라탄의 득점력이 더 거칠고 터프한 EPL에서 통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즐라탄은 EPL에서도 여전히 유럽 최고의 공격수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은 맹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스피드와 운동능력은 전성기보다 떨어졌지만 특유의 골감각과 경기를 풀어나가는 노련미는 더욱 날카로워졌다. EPL 특유의 빡빡한 일정과 유로파리그를 병행하는 체력적 부담도 즐라탄에게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지난 시즌 공격수들의 기대 이하 득점력으로 고민이 컸던 맨유로서는 즐라탄의 영입이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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