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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이었던 김정은 생일, 2017년부터는 민족최대명절?


입력 2016.12.29 18:46 수정 2016.12.29 18:50        박진여 기자

북, 수백만 촛불집회 두고 "김정은 조국통일구상 환호"

"집회 상황보다 도시경관‧옷차림 등 남한 사회상 관심"

북한 달력에 ‘평일’로 표기됐던 북한 최고 지도자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이 내년부터 ‘민족 최대의 명절’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됐다.(자료사진) 노동신문 캡처

북, 수백만 촛불집회 두고 "김정은 조국통일구상 환호"
"집회 상황보다 도시경관‧옷차림 등 남한 사회상 관심"

북한 달력에 ‘평일’로 표기됐던 북한 최고 지도자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이 내년부터 ‘민족 최대의 명절’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북한은 역대 최고 지도자인 고(故)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각각 ‘태양절(4월15일)’과 ‘광명성절(2월16일)’인 국경일로 지정해 성대히 기념하고 있지만, 집권 5년차를 맞은 김정은의 생일에 대해서는 공식 명절로 지정하지 않아 왔다.

탈북민 학술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2016 제4회 내‧외신기자 초청 북한실상설명회’에서 최근 북한 내부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통해 이같은 가능성을 제기했다. 단체는 이날 △김정은 생일 명절화 작업 △‘최순실 게이트’ 및 탄핵정국에 대한 북한 주민의 반향 등 최근 북한 내부 동향 정보를 입수해 발표했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이날 북한 내부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2017년부터 김정은의 생일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기념할 데 대한 당중앙위원회 특별지시문을 중앙과 지방의 각 급 당 조직들에 시달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0일 시달된 특별지시문에는 12월 말까지 당, 국가, 군대, 기관과 각 사회단체들이 공개 당(黨) 총회를 열고 당원뿐 아니라 비(非)당원까지 모두 참석시켜 1월 명절(김정은 생일)을 대경사로 진행하는 방향의 내용이 담겨있다.

해당 특별지시문은 백두산 인근의 삼지연을 김정은의 고향으로 처음 밝히며, 고 김일성 출생지인 만경대를 ‘혁명의 고향’으로 불러온 것과 같이 삼지연을 ‘태양의 고향’으로 지칭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해당 지시문에는 해마다 1월 8일이 되면 전국 방방곡곡에서 김정은을 흠모하고 김정은에게 영원히 충성하기 위한 다채로운 정치, 문화, 체육, 예술행사들을 조직하라고 언급돼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특히 해당 지시문에 “인민군대는 우리 무적의 힘을 전세계에 과시하는 사변들로 1월의 명절을 맞이하라”고 돼있어 김정은 생일에 맞춰 6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 여부가 주목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북한 당국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불거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을 김정은 정권의 선전선동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특히 연일 개최되는 대국민 촛불집회를 두고 “김정은 동지의 조국통일 구상에 대한 남조선 인민들의 호응”이라고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 대표는 북한 내부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당 선전선동부가 인민들을 대상으로 지난 14일 진행한 정기 수요 강연회의 주제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조국통일 구상에 남조선인민들은 수백만 촛불로 호응하고 있다’ 였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정권은 해당 강연을 통해 △김정은 조국통일 구상에 대한 남한 국민들의 호응 △현 보수정권을 불태우기 위한 수백만 촛불 △김정은의 구상이 남한에 퍼져나가는 상황 등을 북한 주민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북한 주민들은 현 탄핵 정국과 관련해 ‘최고 지도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한 여자 사기꾼에게 당해 나라를 우습게 만든 것 때문에 쫓겨나게 됐다’고 이해하고 있다”며 “북한에서는 당국이 알려주는 내용만 아는데 최고 지도자가 사기를 당한 것을 일반 주민들이 어떻게 알게 됐는지, 어떻게 최고 지도자를 내쫓을 수 있는지 놀라워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북한 관영 매체들은 한국의 촛불시위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수많은 인파보다 시민들이 들고 있는 피켓과 현수막,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투쟁적인 모습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북한 매체들은 ‘박근혜 정권은 끝났다. 개성공단 문 닫고, 우리에게 계속 도발하더니 결국 통일을 바라는 남북한 인민들의 손에 의해 붕괴됐다’는 식으로 체제우월성을 선전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남한의 도시경관이나 사람들의 옷차림 등에 더 관심이 높다는 증언이다. 김 대표는 “남조선 사람들이 정부를 반대해서 들고 일어난다는 것은 늘 선전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그다지 관심이 없다”며 “오히려 실제 남한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이나 동영상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자신들과의 차이나 특징을 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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