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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고리로 '비문재인' 뭉치나?…대선판 개헌 강진 계속


입력 2016.12.30 16:18 수정 2016.12.30 18:16        이충재 기자

문재인 "5년도 짧다" 발언에 야권, 선긋기 '맹폭'

제3지대에서 헤쳐모여…'개헌 빅텐트' 힘실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1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국과 관련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개헌을 매개로 '비문(비문재인)' 대연정이 이뤄질 수 있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개헌 관련 발언이 대선판을 뒤흔들고 있다. 문 전 대표가 "대통령 5년도 짧다"며 임기단축 개헌을 일축하고 나서자 여야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문 전 대표를 성토하는 양상이다. 같은 야권의 잠룡인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물론 여권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임기 단축을 수용하겠다며 문 전 대표와 선을 긋고 있다. 개헌을 매개로 여야를 아우르는 '비문재인 연대'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당 '비문연대' 선봉…민주당-보수신당 사이 '줄타기'

우선 개헌론으로 문 전 대표에게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쪽은 국민의당이다. 대선 막이 오르기 전까지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을 잠재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같은 진보진영 테두리 안에 있는 만큼 대선 국면에서 이렇다할 역할을 못할 경우 당의 '존재감'은 국민들 뇌리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

당장 개헌을 매개로 민주당 내 '비문'세력과 연대의 끈이 닿는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MBC라디오에 출연, "민주당의 비문재인계와는 뿌리가 같고, 생각도 비슷해 연대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며 "개헌과 관련해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연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민의당이 '중도 결집'을 내세워 새누리당 탈당파인 개혁보수신당과 손을 맞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 총장이 종착지로 개혁보수신당을 택할 경우 제3지대로 헤쳐모여를 시도할 것이라는 이른바 '개헌 빅텐트'시나리오의 일환이다.

30일 국민의당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선 "국가대개혁 운운하면서 개헌을 반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주승용)", "개헌을 하자면서 임기단축을 거부하는 것은 모순이다.(천정배)" 등 문 전 대표 비판 발언이 쏟아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기단축을 위한 개헌 제안을 거론하며 "문재인은 반노무현 노선을 선언하라"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문재인의 여유…여론도 내편+'비문연대' 한시적일 뿐

아직까지 문 전 대표는 개헌 추진에 소극적이다. 그동안 "헌법이 무슨 죄냐. 사람이 문제"라고 지적해왔다. 무엇보다 개헌 시기를 두고 "대선공약으로 개헌을 제시하고 정권출범과 동시에 추진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현재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상황에서 개헌은 '불편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개헌을 둘러싼 여론도 문 전 대표의 편이다. 현재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의 공약 뒤 차기정부에서 개헌해야 한다'는 문재인표 개헌론이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문 전 대표도 대선이 가까워지면 개헌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는 등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파를 초월한 '비문연대'는 한시적인 합종연횡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개헌론이 현재 대선 지지율 선두인 문 전 대표에 대항해 다른 대선주자들이 한데 뭉친 모양새다. 따라서 향후 선두가 바뀔 경우, 또 다른 이슈로 전선이 재편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지금은 문 전 대표 때문에 개헌으로 갈렸지만, 반 총장이 치고나가면 또 다른 사안으로 편이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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