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집값 하락 쓰나미 주의보
올해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 가운데 7월 이후 60% 몰려, 월 3만6000가구 꼴
경기도 비중 40%, 전셋값 하락→역전세난→급매물→매맷값 하락 악순환 우려
각종 부동산 규제 및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올해 주택 시장 하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7월이 중대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다. 핵심 변수인 ‘입주 물량 폭탄’이 이달부터 집중돼 국지적인 역전세난을 부르고 이는 다시 매매가격 하락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입주 물량은 36만3896가구로 집계됐다. 이중 3분기와 4분기에 물량이 가장 많이 쏠려 있다. 분기별로 놓고 보면 ▲1분기(1~3월) 7만여 가구 ▲2분기(4~6월) 7만2000여 가구 ▲3분기(7~9월) 10만3000여 가구 ▲4분기(10~12월) 11만7000여 가구 등이다.
1·2분기는 매달 평균 2만3000여 가구가 입주하지만 문제는 3·4분기다. 월 평균으로 3만600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으로 지난해 평균(2만4311가구)보다 1만 가구 이상 많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중장기(2013~2022년) 아파트 공급계획인 월 평균 2만2500여 가구(연평균 27만 가구)보다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자칫 ‘소화불량’이 예상된다.
이같은 입주 물량 과잉은 수급여건에 따라 소화 불량으로 이어져 아파트 전셋값 하락→역전세난→급매물 증가→아파트 매맷값 하락의 수순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크다. 여기에 최근 금리 인상, 각종 부동산 규제 등의 변수가 작용하면 시장은 더 위축될 수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입주물량이 단기간 크게 늘어날 경우 전세가격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면서 “전세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진 집주인이 급매물로 집을 내놓을 경우 매매가격 불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2002년~2008년 밀어내기 분양이 급증하면서 연 평균 입주물량이 약 33만가구(월 평균 2만7500가구) 쏟아졌던 사례가 있다. 당시 초과 공급에 따른 부작용으로 준공(입주) 후 미분양이 2~3배 가량 급증했으며, 할인 분양과 이에 따른 반발로 기존 계약자 입주 거부 사태, 청약 경쟁 미달사례 등이 속출한 바 있다.
윤지해 연구원은 “입주 물량 과잉은 올해 7월부터 내년 2월까지 8개월간 물량 쏠림이 가장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특히 8개월 동안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로 ‘입주 소화 불량’ 현상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해 입주 물량 러시가 가장 심각한 지역은 경기도다. 올해에만 총 11만9829가구가 예정돼 전국 물량의 32.9%를 차지한다. 이중 화성시가 2만1574가구로 가장 많고, 이어 ▲김포시(1만1133가구) ▲수원시(1만832가구) ▲시흥시(1만830가구) ▲평택시(7706가구) ▲용인시(6793가구) 순이다.
윤 연구원은 “화성, 김포, 시흥 등은 세대수 대비 입주물량이 많아 국지적으로 공급과잉에 따른 전셋값 하락이 전망된다”면서 “이들 지역은 외부수요가 절대적으로 많아 내부수요에 의존하다 보면 역전세난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내다봤다.
지방은 경남이 3만8511가구로 입주물량이 가장 많다. 이어 ▲충남(2만4704가구) ▲경북(2만3903가구) ▲대구(2만1535가구) ▲부산(1만8829가구) ▲인천(1만8829가구) ▲세종(1만5432가구) 순이다. 부산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은 지난해부터 가격 상승세가 꺾인 만큼 올해 물량 증가는 시장에 더욱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국지적으로 이주를 앞두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인근이나 교통호재가 있는 지역 등은 일시적으로 수급불균형을 이루며 전셋값 상승도 예상된다. 특히 시장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매매수요보다 전세수요가 많아지면서 물량 소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입주물량 증가는 짧게는 1~2년에서 길게는 2-3년 정도의 일시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전세가격 하락이나 역전세난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면서 “다만 전세가격 변동성이 매매가격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입주자 전용 대출상품을 다양화하고, 세입자들도 전세금 보증보험에 미리 가입하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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