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억울하다" 혐의 전면 부인
윤전추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과 함께 업무"
검찰 "대통령-최씨 공범이라는 증거 차고 넘친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5일 열린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법원 대법정에서 최씨 등 3인의 1차 공판을 시작했다. 최씨가 법정에 선 것은 지난달 19일 공판준비기일 이후 두 번째다.
최씨와 함께 법정에 나온 안종범 전 수석과 정호성 전 비서관도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이른바 '국정농단 3인방'이 한 자리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최씨는 "억울한 점이 많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하지 않았고, 금전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씨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의 딸 정유라 씨가 덴마크 경찰에 체포된 것과 관련, "최씨는 딸마저 새해 벽두부터 덴마크에서 구금돼 어떤 운명에 처할지 모를 험난한 지경에 놓였다"면서 "이를 감수하고 법정에서 공정하고 엄정한 재판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공소장 기재할 때 나라의 격을 생각해 최소한의 사실만 기재했다"며 "박 대통령이 최씨와 공범이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주장했다.
윤전추 "세월호 참사 당일 헤어담당 두 명 관저로"
아울러 이날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에선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세월호 참사 당일 관저에서 근무했을 때 헤어와 메이크업 두 분을 제가 (관저로) 모셔다 드렸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박 대통령의 비공식적 업무를 담당한 윤 행정관의 증언이 이른바 '세월호 7시간'을 풀어낼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
윤 행정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8시 반쯤 호출이 와서 관저로 올라가 대통령과 함께 업무를 봤다"면서도 "정확하게 어떤 업무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업무를 봤다"고 말했다.
윤 행정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외에는 미용사들의 청와대 출입을 동행한 적이 있냐는 질문 등에는 "곤란하다", "기억나지 않는다"고만 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이 수요일마다 공식일정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고, '업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비공식적 업무라 말씀드릴 수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 같은 답변이 반복되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권성동 소추위원은 "증인이 비밀이 아님에도 말하기 불가능하다고 하면 증인 신문을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주심 강일원 재판관은 "증인이 객관적으로 당연히 알 수 있는 내용도 모른다거나, 진술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그렇지 않으면 뭔가 부정한 게 있었던 것 같은 의혹이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함께 소환된 청와대 이영선 행정관은 "소환을 10일 이후로 미뤄달라"는 사유서를 내고 불출석했다. 헌재는 국회·대통령 측 의견을 참고해 오는 12일 이 행정관을 다시 부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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