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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비판나선 국민의당, 이유는?


입력 2017.01.17 17:29 수정 2017.01.17 17:34        전형민 기자

우클릭 행보에 '함께할 수 없다' 판단 내리나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우클릭 행보에 '함께할 수 없다' 판단 내리나

2기 지도부 체제에 접어든 국민의당이 여권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국민의당은 그동안 '제3지대', '패권주의' 등을 언급하며 대선후보 선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제외하고는 다른 대선주자들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 왔기 때문에 '반 전 총장 공격' 의도에 관심이 모인다.

반 전 총장을 향한 공격의 포문은 '빅텐트론'으로 당내 공격을 받고 있는 박지원 대표가 열었다. 박 대표는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2017년 제1차 정책역량강화 워크숍'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이 지금 하는 것을 보니 과거 실패했던 정권의 사람들과 다니고 있고, 우리와 맞지 않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니 조금 여러가지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도 반 전 총장에 대한 비토는 이어졌다. 이용호 의원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반 전 총장이) 박 대통령이나 새누리당 근처로 가는 건 치사율이 높은 독극물에 노출되는 것과 같다"며 반 전 총장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는 특히 반 전 총장이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을 언급하며 "이런 식의 언행을 계속하는 것은 민심과 반대로 가는 것이고 국민의당과도 함께 할 수 없다는 그런 의미도 받아들여진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자제해온 당 차원의 논평도 이어졌다. 이날 김재두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의 말과 행동은 국민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하지만 아쉬운 점도 지적할 점도 너무 많다"며 "공허한 대통합, 거리 먼 정치교체, 모호한 진보적 보수 등 각종 현안에 대한 반반화법으로 국민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귀국 첫날 승차권 발급기에 만 원권 2장을 넣는 등 소소한 행동으로 가는 곳마다 미숙함을 드러내고 있다"며 "오죽하면 반 전 총장은 우리사회 적응훈련을 먼저 받아야겠다고 국민들이 조소를 보내겠나"고 꼬집었다.

국민의당이 당대표와 의원, 대변인까지 전방위적으로 그동안 자제해온 반 전 총장에 대한 공격에 나선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반 전 총장의 '보수 색채 강화'를 이유로 꼽았다. 반 전 총장이 갈 곳 잃은 보수진영의 표심 잡기를 위해 우클릭 행보를 보임에 따라 당내에 '함께하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져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반 전 총장의 주변에 이상일 전 의원, 곽승준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 등 보수성향의 인사들이 자리잡고 있고,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를 빗대어 "박근혜 사람들을 이명박 사람들로 바꾸는 것은 정치교체가 아니라 정치교대"라며 공격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전대에서 불거진 '자강론' vs '연대론' 대결에서 '자강론'이 대세로 자리잡는 분위기가 대세로 굳어지는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당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통해 '연대론', '빅텐트론' 등 일종의 '제3지대 연대'와 관련한 이야기는 마치 금기어가 된 듯하다"고 당의 분위기를 전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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