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영장기각]삼성그룹 ‘안도’...경영차질 불가피 속 해소 '관건'

법원,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최악의 시나리오 피해

재판 장기화로 리더십 공백 우려...최소화에 전력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그룹 총수의 인신 구속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향후 장기간 이어질 재판으로 인해 경영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DB

법원,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최악의 시나리오 피해
재판 장기화로 리더십 공백 우려...최소화에 전력

법원이 19일 새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삼성그룹은 크게 안도하는 모습이다. 그룹 총수의 인신 구속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향후 장기간 이어질 재판으로 인해 경영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원은 전날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특검이 요청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전날인 18일 10시30분부터 이날 새벽 5시까지 무려 15시간 가량 진행된 심사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법원은 "현 단계 구속의 사유에 대해서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한마디로 특검 수사가 이재용 뇌물죄 입증하기에 어렵다 다툼 여지 있고 방어권 보장해줘야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최순실씨 모녀에 대한 지원이 강압에 의한 지원이었다는 삼성 변호인단의 논리가 대가를 염두에 두고 이뤄졌다는 특검의 논리보다 타당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대해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애초부터 뇌물을 받은 사람에 대해 조사하지 않고 준 사람에게만 구속영장을 청구한 특검의 판단에는 무리가 있었다”면서 “법원의 영장 기각은 타당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심문 후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던 이 부회장은 곧바로 귀가조치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에 긴장감이 높아졌던 삼성그룹은 법원의 영장 기각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불구속 기소되긴 했지만, 향후 재판 장기화로 인한 경영차질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피의자신분으로 국회 청문회와 특검에 소환돼 조사받은 장면 등이 국내외 언론을 통해 실시간 보도된 것 자체가 불미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부회장은 현재 출국금지 조치된 상태여서 글로벌 경영 현장 방문과 해외 정관계 인사들과의 만남에 제약이 발생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못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룹 총수가 재판에 계류돼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 부회장에 이어 그룹 내 서열 2·3위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도 함께 재판을 받아야할 처지여서 리더십 공백 우려로 인한 경영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그룹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향후 경영 차질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략 수립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주력계열사를 중심으로 오너와 전문경영인들간의 최적의 역할분담을 통해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취약점을 최대한 메운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