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들의 연이은 '호남 러시', 속내는?
'호남 만으로 대선 승리 못하지만, 호남 없이도 불가'
설 밥상머리 이슈 '선점' 노리는 '구애'
'호남 만으로 대선 승리 못하지만, 호남 없이도 불가'
설 밥상머리 이슈 '선점' 노리는 '구애'
설 연휴를 앞두고 대권주자들의 호남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설 연휴 전 '텃밭'을 다지려는 기존 야권 후보들은 물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유승민 의원까지 연이어 '호남 러시'를 감행하면서 정치권은 대권 주자들의 호남행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호남은 야권 주자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텃밭'이자 이번 대선의 '풍향계'다. '될 후보를 밀어주는' 응집력과 '향우회'등을 통해 전국에 퍼져있는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중지를 모을 수 있는 확장성을 지녔지만, 아직 지지가 어느 한 후보에 특정되기보다는 분산돼 있기 때문이다. 야권에서 "호남 만으로 대선에 승리할 수는 없지만, 호남 없이 축배를 들 수도 없다"는 경구는 이미 기정사실이다.
따라서 각 대권 주자들은 이미 호남을 방문했거나 호남 방문을 기획하는 등 설을 앞두고 호남 구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부 후보는 민족의 대명절인 설 밥상머리 이슈를 선점하고 그 효과의 극대화하기 위해 구정 직전 호남을 방문하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가장 먼저 호남을 방문한 후보는 안희정 충남지사다. 안 지사는 지난 8일 광주를 찾아 "제3지대론은 김대중과 호남을 고립시킨 1990년 김영삼, 김종필, 노태우의 3당 야합과 똑같다"며 제3지대 연대를 맹비난했다. 11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광주를 방문했다. 이날 박 시장은 "완전국민경선제를 통한 야권공동 경선과 이를 통한 촛불공동정부 수립"을 제안했다.
최근 '촛불 민심'을 등에 업고 지지율이 급상승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더욱 호남 민심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이 시장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광주광역시와 전남 목포, 진도 팽목항, 해남, 나주를 차례로 방문하며 호남 광폭 행보에 나선 바 있다. 특히 이 시장은 2박3일 일정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SNS 팬클럽인 '손가락혁명군' 출정식으로 마무리하며 사실상 대선출정식까지 치렀다. 더불어 이 시장은 오는 19일 또 다시 전남 장성을 찾아 대중을 만날 예정이다.
귀국 후 사실상 대선 주자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호남을 찾았다. 반 전 총장은 17일 진도 팽목항을 찾은데 이어 18일에는 광주 5·18민주화 국립묘지와 조선대를 들렀다. 반 총장은 특히 5·18민주화 묘지 참배 직후 기자들과 만나 "광주와 호남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정착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시발점이고, 민주주의의 원산"이라고 강조하는 등 광주 호남을 향한 맞춤형 메세지를 풀어냈다.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로 손꼽히는 유승민 의원도 17일 호남을 찾았다. 그는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광주·전남언론포럼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문 전 대표처럼 말이 오락가락하는 분하고 끝장 토론 하고 싶다"며 호남에 존재하는 '반문(反文) 정서'를 자극하는 맞춤형 발언을 쏟아냈다.
총선 이후 호남 민심을 양분해 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의 호남 방문도 예정됐다.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둔 안 전 대표는 18일 1박2일 일정으로 전북 방문에 이어 설 전 2~3일의 광주 방문일정이 예정됐다. 특히 안 전 대표의 광주 방문은 지난 여름 '무등산 서설' 이후 공식적으로는 처음으로 안 전 대표는 이번 방문에서도 굵직한 메세지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1년 8개월여 만에 호남 지지율 40%를 넘긴 문재인 전 대표는 설 연휴를 닷새 앞둔 22일 광주를 찾아 지지모임인 '포럼 광주' 출범식을 가진다. 이날 출범식에는 방송인 김제동의 깐죽토크 등이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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