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터 사우스햄턴은 위험 지역에서 잦은 실수를 범했고, 아스날은 강한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볼 경합에서 적극성과 투지는 중원을 수월하게 지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공격에서는 상대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패스 앤 무브가 완벽하게 이뤄졌다. 원톱 루카스는 2선으로 내려와 웰벡, 월콧과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공간을 창출했으며, 감각적인 원터치 패스를 공급하며 슈팅 기회를 열어줬다. 웰벡과 월콧의 오프 더 볼과 반 박자 빠른 라인 브레이킹은 사우스햄턴의 수비수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장기 부상 끝에 복귀해 지난 3경기에서 교체 출전했던 웰벡은 올 시즌 첫 번째 선발 경기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전반 15분과 22분 멀티골을 폭발하며, 벵거 감독을 미소 짓게 한 것이다.
전반 35분에는 루카스의 스루 패스 타이밍에 맞게 수비 사이로 쇄도한 뒤 문전으로 낮게 크로스하며, 월콧의 추가골을 도왔다. 2골 1도움. 웰벡은 이날 경기서 수비 뒷 공간 침투와 촌철살인의 골 결정력으로 컨디션이 정상 궤도로 올라왔음을 입증했다.
월콧의 부활도 아스날에 반가운 소식이다.
약 1개월 만의 부상 복귀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후반 중반 교체 투입된 알렉시스 산체스의 등장으로 아스날 공격은 화룡점정을 찍었다. 올 시즌 전반기 산체스-월콧 듀오의 시너지 효과를 재현한 것이 눈에 띈다. 산체스가 측면이나 2선으로 내려와 쇄도하던 월콧에게 키패스를 배달하면 월콧이 마무리 짓는 형태였다. 산체스의 2도움은 전부 월콧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체임벌린은 3선 미드필더로 또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과거 몇 차례 중앙 미드필더를 소화한 적은 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쳐보였다.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패스를 공급했고, 수비 가담도 적극적이었다.
산티 카솔라(부상), 모하메드 엘네니(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차출), 그라니트 자카(4경기 출전 정지) 등의 이탈로 3선 자원 부족을 느낀 벵거 감독으로선 체임벌린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게 됐다.
아스날은 매 시즌 후반기로 접어들면 부상 악령과 체력 저하 등이 겹치며 급격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노출했다. 하지만 부상자 명단에는 카솔라가 유일하다.
공격진은 매우 풍부하다. 지난 몇 년 통틀어 올 시즌만큼 1선과 2선에 걸쳐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두꺼웠던 경우는 드물었다. 이날 사우스햄턴전에 선발 출전한 루카스, 월콧, 웰벡은 최전방과 2선의 좌우 측면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장점마저 지니고 있다.
심지어 아스날은 2017년 치른 공식 대회 6경기에서 5승 1무로 페이스가 좋다.
아스날의 목표는 2003-04시즌 이후 13년 만에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16강 징크스 탈출로 맞춰져 있다. 16강까지 진출한 FA컵도 결코 버릴 수 없는 대회다. 확실한 동력을 얻은 아스날의 파죽지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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