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65번째 생일' 침묵에 잠기나
박 대통령, 취임 후 매년 생일 조촐하게 맞아
탄핵정국 속 '외로운 생일' 맞을 듯…특검 압수수색 맞나
오는 2일이면 박근혜 대통령의 65번째 생일이다. 지난 2013년 2월 25일 제18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후 청와대에서 4번째 맞는 생일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2년 12월 19일 대통령에 당선된 후 취임 1년차에 맞았던 2013년 2월 2일 생일에 뜻깊은 하루를 보냈다. 당시 박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으로 61번째 생일을 맞았는데,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최초의 '부녀 대통령'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남동생 박지만 EG회장 부부와 조카 등을 불러 담소를 나누며 식사하는 자리를 가졌다. 박 대통령이 가장 아낀다는 조카를 비롯해 동생 부부와 함께 모처럼만에 편안함을 가진 생일이어서 의미 깊었다는 것이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측 설명이었다.
이어 62번째 생일인 2014년 2월 2일에는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대통령 자격으로 처음 맞은 생일 자리였다. 이때 박 대통령은 기쁜 소식을 연이어 받았는데, 먼저 동생 박지만 회장의 부인인 서향희 변호사가 설 연휴였던 1월 31일에 아들을 순산한 것이다. 첫 조카 세현 군에 이어 2번째 조카이다.
두번째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박 대통령의 생일 당일 친필 서한을 보내 축하의 뜻을 전하면서 '방한'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시 주석은 서한을 통해 "대통령님의 생신을 맞이해 진심어린 축하와 따뜻한 인사를 드린다"라며 "저는 한중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하며 올해 양측 모두가 편한 시간에 귀국을 방문하기를 기대한다"라고 적었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던 박 대통령 입장에서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었다. 실제로 시 주석은 2014년 7월 부부동반으로 방한했다.
2015년 2월 2일, 3년차 임기에 들어서면서 맞은 63번째 생일은 차분한 하루가 됐다. 이날 점심 때 청와대에서는 오찬격으로 간소한 생일상이 마련됐는데,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등 3명의 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 10명뿐이었다. 이때 박지만 EG 회장 등 동생이나 조카들의 축하는 없었다.
이날 오찬 직전에는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인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또한, 국정수행 지지율도 연말정산 파동을 겪는 등의 여파로 인해 30% 이하로 떨어지면서 '조기 레임덕'이라는 말까지 돌던 상황이라 생일 오찬 자리가 편했을 리 없다는 것이 당시 언론들의 보도였다.
박 대통령, 취임 후 매년 생일 조촐하게 맞아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64번째 생일에도 관저에서 청와대 관계자들과 오찬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냈다. 당시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실장 3명 및 수석들과 조촐하게 점심을 갖는다"고 전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은 취임 후 매년 자신의 생일마다 참모진과의 점심식사로 자축행사를 대신해 온 가운데 오는 2일 65번째 맞는 생일은 더욱 암울한 상황이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가 가결된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까지 지켜보는 과정에서 생일을 맞게 됐다.
여기에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르면 박 대통령의 생일을 전후해 사상초유의 청와대 압수수색까지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몇 년새 언론에서 '외로운 생일잔치', '우울한 생일'로 표현되고 있는 박 대통령의 '생일' 관련 소식이 올해는 대통령 자신과 지지층 그룹 등 모두에게 씁쓸함을 더 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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