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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효성, 역대 최대 실적에도 차분한 분위기 이유는


입력 2017.02.04 10:38 수정 2017.02.04 10:56        이홍석 기자

석화업계 수익성 1위와 영업익 1조 달성에도 홍보자제

그룹 특검수사와 3세 경영 체제 등 내외부 상황 고려

롯데케미칼(위)과 효성 CI.ⓒ각사
롯데케미칼과 효성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음에도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내부에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룹이 특검수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롯데)과 3세 경영이 막 시작된 상황(효성) 등의 내외부 상황을 고려한 행보로 보인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2일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하고도 언론에 보도자료도 배포하지 않는 등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간기준 영업이익이 2조5478억원으로 전년대비 58.1%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 1976년 창립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경쟁업체인 LG화학(1조9919억원)을 제치며 석유화학업계 수익성 1위 업체가 돼 기쁨은 두 배였다.

매출액과 순이익도 13조2235억원과 1조7961억원으로 각각 12.9%와 81.3% 증가하면서 지난해 활약을 입증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역대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원 공시 외에 보도자료 배포 등 아무런 홍보 활동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말 3분기 실적 발표때 분기별 실적과 주요 투자계획 등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과는 상반된 행보였다.

회사 측에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그룹이 특검 수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롯데그룹이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과 관련해 롯데면세점의 면세점 추가 선정 등 대가성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계열사인데다 예전에 그룹 비자금 수사 당시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은 바 있어 신경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실적을 발표한 효성도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음에도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다.

효성은 지난해 매출 11조9291억원과 영업이익 1조163억원을 달성, 지난 1966년 창립한 지 51년만에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했다.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초고압 변압기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난데다 폴리프로필렌(PP)과 NF3 등의 수익성 확대, 중공업 부문의 실적 개선, 건설 부문의 경영효율성 극대화 등의 효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일궈냈다

그럼에도 회사 측은 공시 이후 실적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참고자료만 배포했을뿐 특별히 이를 강조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조현준 사장의 회장 승진으로 3세 경영 시대 본격 개막을 알린 터라 좋은 홍보소재였다는 점에서 의외다.

특히 지난 2013년까지 적자에 허덕였던 중공업 부문의 경우, 조 회장이 직접 경영을 맡은 2014년부터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1890억원 흑자를 달성하는 등 영업이익 1조 돌파에 크게 기여했다.

그럼에도 회사측의 조용한 행보는 3세 경영이 막 스타트를 끊은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회장 취임으로 올해 그룹 경영능력에 대한 첫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초반부터 과도한 홍보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회사 한 관계자는 “올 들어 3세 경영 시대가 시작됐지만 지금껏 그래왔듯이 실적을 가장 우선시하고 목표 달성에 전력하는 경영방침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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