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설계사 매달 300명 짐싼다…'보험의 꽃' 옛말
지난해 35개 생·손보사 소속 19만6016명…1년 새 3893명 감소
GA 급부상·판매채널 다변화가 '대세'…불편한 보험사 속내
보험사 전속설계사들이 최근 1년 사이 매달 300명 넘게 자리를 뜬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보험사의 상품을 팔 수 있는 독립보험대리점(GA)의 급부상과 온라인 등 다양한 판매 채널의 등장으로 '보험의 꽃'이라 불리던 전속설계사들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국내 35개 생명·손해보험사의 전속설계사 수는 19만6016명으로 전년 동기(19만9909명) 대비 3893명(1.9%) 감소했다. 매달 324명씩 줄어든 셈이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삼성생명의 전속설계사가 2만5456명으로 같은 기간(2만7608명) 대비 2152명(7.8%) 가장 많이 줄었다. 이어 신한생명이 1만643명에서 9178명으로, 삼성화재가 1만9702명에서 1만8729명으로 각각 1465명(13.8%), 973명(4.9%) 감소하면서 전속설계사 수 감소폭이 컸다.
반면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전속설계사 규모를 대폭 늘리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 보험사들도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MG손해보험으로 1년 새 전속설계사를 두 배 넘게 늘리며 업계 흐름과 정반대 모습을 보였다. MG손해보험의 전속설계사 수는 1262명에서 3352명으로 2090명(165.6%) 급증했다.
이어 메리츠화재의 전속설계사가 9801명에서 1만1134명으로 1333명(13.6%) 늘며 증가폭이 컸다. 한화손해보험도 7840명에서 9128명으로 1288명(16.4%) 증가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전속설계사의 설 자리가 계속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보험업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보험 시장 등 새로운 판매 채널들이 등장은 이 같은 흐름을 더욱 빠르게 할 것으로 보인다.
전속설계사들이 보험사를 떠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GA의 약진에 있다. 전속설계사는 자사 상품만 취급할 수 있는 반면, 보험백화점 격인 GA는 여러 회사와 계약을 맺어 고객의 요구에 맞는 상품을 소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GA 소속 설계사는 2015년 말 19만6000여명으로 5년 전에 비해 7만명 이상 증가, 현재는 20만명을 웃돌며 전속설계사 규모를 추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바라보는 보험사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전속설계사들이 GA로 넘어가면서 기존 계약을 해지시키고 새로운 계약을 맺게 하면서 기존 고객들도 함께 떠날 수 있는 까닭이다. 또 전속설계사를 육성하기 위해 쓴 비용도 속이 쓰린 부분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속설계사의 이탈은 기존 고객의 이탈과 비용 등 보험사로서 감당해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도 "확실한 수익성 개선 카드가 없는 현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전속설계사를 늘리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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