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출석한 황교안 ‘맞고 막고’
'황교안 등판론' '특검 수사 기한 연장' 질문 방점
지속되는 '안개 화법'에 "국민 우습나" 신경전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황 권한대행이 출석한 10일 국회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은 ‘황교안 등판론’ ‘특검 수사 기한 연장’ 등에 방점이 찍혔다. 황 권한대행은 여야의 압박과 질타를 동시에 받으며 힘겨루기를 이어갔다.
대정부질문에 나선 여야 의원들이 주목한 이슈는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였다. 그간 자신의 거취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아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명확한 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은 여야 의원들의 압박에도 “국정에 매진하겠다”는 말만 되뇌었다.
황 권한대행은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의 입장 표명 촉구에 “당면한 국내외 여러 어려움이 많다. 극복해야 한다”며 “국정을 다독시켜서 국민이 정부를 믿도록 역량을 집중할 때지, 다른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오로지 어려운 국정을 챙기는 일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상직 새누리당 의원이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 상승세 원인을 묻자 “저는 지금 국정을 안정화 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모으고 있다”며 “저는 제게 주어진 상황에서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 있는 능력을 최대한 다 발휘해 국민을 위해, 국가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는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황 권한대행이 자신의 거취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대행으로서 국내외 난제를 극복하고 우리 국정을 안정화하기 위한 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지금은 오직 거기에 전념하겠다”고 말하자, 안 의원은 “할 거냐, 안 할 거냐”라고 물었다. 황 권한대행은 “아까 말했다”고 답했지만, 안 의원은 “출마 여부 답변이 명료하지 않아서 명료한 답변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황 권한대행은 “국정을 바로잡기 위한 모든 역량을 우리 공무원과 최선을 다해서 힘을 합치겠다. 오직 그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이 여러 의원의 압박에도 애매한 대답을 하자 안 의원은 “국민이 우스운가. 출마할 의사가 없으면 없다고 왜 말을 못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황 권한대행은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했다.
의원들과 황 권한대행의 신경전은 특검 수사 기한 연장에 관해서도 발생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황 권한대행은 “아까도 말했듯이 수사 기한이 20여일 남아있고 짧지 않은 기간이다. 그동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판단할 일이고 지금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송 의원이 격앙된 목소리로 “그러니까 빨리 청와대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대면조사도 해줘야지 모든 걸 방해하고 있다”고 하자, 황 권한대행은 “법에 엄격하게 수사권 발동 요건을 정하고 있고, 법에 맞춰서 수사해서 진실을 밝히고 밝혀진 절차를 취하고 무고하면 밝혀주는 것이 검찰”이라고 했다.
황 권한대행이 황 의원의 질문에도 같은 취지로 대답하자, 황 의원은 “그런 궤변으로 답변하는 것 아니다”라며 “과거 특검 사례를 보면 11번 특검이 있었으나 그중 9번 연장 요청했다. 국민이 주어진 준엄한 역할을 하다가 시한이 모자라서 좀 더 하겠다는데 그걸 정부가 막아서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에 황 권한대행은 “막아선다고 한 적 없고, (수사) 기간이 남아있으니 충실히 수사하고 그 다음에(판단하겠다)”고 반박했다.
더불어 황 권한대행은 병역 문제를 거론하는 야당 의원을 향해 울분을 토했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이 “국가 안보가 중요하지 않느냐. 자타가 보수 정권이라고 인정받는 이명박 정권은 이른바 병역 면제 정권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고 지적하자, 황 권한대행은 “제 이야기를 할 거면 바로 얘기하라”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제가 아파서 못 간 것이 죄라고 한다면 죄송하다”면서도 “나라를 위해 헌신했다는 말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 권한대행은 국정 운영을 이유로 지난 2일 여야의 대정부질문 출석 요청을 거부했다가 7일 만에 출석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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