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선한 의지' 발언 사과... 문재인과 신경전, 수면 아래로
"예가 적절치 못해 마음 다치고 아파하는 분 많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21일 '선한 의지' 발언 논란에 대해 "제 예가 적절치 못한 점에 대해 마음을 다치고 아파하는 분이 많다. 그런 점에 대해서 아주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안 지사는 이날 오후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7 미래 인재 컨퍼런스' 행사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선한 의지'를 말하면서 국정농단을 예로 든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밝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0%대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던 안 지사가 발언 논란으로 인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자세를 낮추는 모습이다.
안 지사는 "제가 정치를 대하는 태도다. 어떤 분의 말씀이라도 그 말의 액면가 대로 선의로 받아들여야만 대화도 할 수 있고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그런데 그것이 최근 국정농단 사건에 이르는 박 대통령의 예까지 간 것은 아무래도 많은 국민들께 다 이해를 구하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스스로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의 신경전에서도 한 발짝 물러나는 태도를 보였다. 문 전 대표가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심 없이 어떻게 정의를 바로 세우겠는가"라고 자신의 말을 비판한 것에 대해 "분노는 정의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의의 마무리는 역시 사랑이다. 그런 점에서 그 말씀도 옳은 말"이라고 답했다.
같은 당 대선후보로 나란히 1, 2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공방은 지난 19일 안 지사의 '선의 발언'에 대해 문 전 대표가 "말 속에 분노가 담겨 있지 않다"고 비판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안 지사가 "지도자의 분노는 피바람을 일으킨다"고 반박하며 논란이 확산되는 조짐이 보였으나, 안 지사가 이날 문 전 대표의 말에 동의하면서 두 사람의 신경전은 일단락된 모습이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와 기본적인 말은 같은 것이냐'고 묻자 "예"라고 답하며 "어느 한축을 강조하는 것이라 대립될 주제가 아니다. 정의의 출발은 정의로운 분노로 시작한다. 정의의 실천과 마무리는 사랑이다.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안 지사는 지난 20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선한 의지' 발언과 관련해 "정치 일반에 대한 저의 원칙이다. 정치적 주장을 대할 때 액면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대화의 첫걸음"이라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비판 여론에 정면으로 맞섰다.
하지만 여야 정치권은 물론 여론에서도 '안희정 때리기'가 급속도로 퍼져나가자 대세론이 꺾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강대 강으로 맞서기보다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는 '안 지사의 말에 분노가 없다는 문 전 대표의 말에 동의하냐'는 지적에는 "저는 분노라는 요소를 적극적으로 표출하기 보다는 대한민국 최고 책임자로서 대한민국 모든 갈등을 해결하고 해소하려는 사람이다. 그런 입장에서 모든 사람에게 따뜻한 이해, 또 대화로 문제 풀려는 제 자세에는 변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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