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선거인단' 눈앞에...전략 수정하는 민주당 주자들
적폐청산 외치던 문재인 "기각돼도 승복해야", 안희정 '선명성' 강조
열성적 지지층에 올인하는 이재명 "국회가 황교안 탄핵해야"
더불어민주당이 '100만 선거인단'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경선 선거인단 모집 12일만에 100만을 돌파한 추세라면, 마감일인 탄핵심판 3일전까지 200만 이상이 등록할 것이란 전망도 현실화될 조짐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전략도 탈바꿈하고 있다.
당초 모집 초기에는 선거인단 수가 늘어날수록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에 유리하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온라인에서 보유한 매머드급 지지세는 이미 알려진 만큼, 이후 안 지사를 지지하는 중도층과 이 시장의 '손가락 혁명군'이 얼마나 참여할지 여부가 관건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본선 진출을 막기 위해 다른 정당 지지자들이 고의로 약체 후보를 뽑을 수 있다는 역선택 우려도 적지 않았다. 국민참여경선의 특성상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도 본인 인증만으로 경선에 참여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선거인단 수가 200만 수준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결과 예측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무엇보다 집단적 동원이나 역선택이 영향을 발휘할 규모를 이미 넘어선 데다, 과거 사례상 선거인단 수가 증가할수록 기존 여론의 흐름과 큰 차이가 없는 결과가 도출된 바 있기 때문이다. 즉 '이변' 가능성이 줄어든단 의미다.
이에 각 캠프에선 저마다 “우리에게 유리하다”며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는 동시에 전략상 방향을 트는 모습이다. 그간 겨냥했던 지지층 상당수가 실제 표로 이어질 거란 전제 하에, 범위를 넓히겠다는 의도다. 그간 강도 높은 발언을 선보이며 지지층 총결집에 나섰던 문 전 대표와 외연 확장에 방점을 찍었던 안 지사가 서로 대조적인 전략을 보이고 있다.
문 ‘수위 조절’ vs 안 ‘야권 표심 회복’ vs 이 ‘열성 지지층 올인’
문 전 대표는 지난 25일 한 종합편성채널과의 인터뷰에서 "탄핵이 기각되더라도 정치인은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정치가 국민들 상처를 치유하고 분열을 다시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탄핵 기각 결정이 내려진다면 혁명밖에 없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인 것과 비교하면, 발언 수위를 상당히 낮춘 셈이다.
여기에 당 지도부도 발을 맞췄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용이든 기각이든 헌재 결정에 승복해야한다"며 일부 보수 단체의 극단적 단체행동을 비판한 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든 헌법을 따라야 하며 헌재 결정은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안 지사는 같은 날 전북지역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실질적으로 범죄 사실이 드러나는 것에 대해 용서하거나 정치적으로 없던 일로 타협할 수 없다. 법의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 80∼90%에 이르는 탄핵 요구는 그 자체가 헌법이라 생각한다”며 “헌법재판소가 주권자인 국민의 압도적인 여론과 요구를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안 지사는 앞서 대연정 주장을 비롯해 재벌 총수 구속영장 기각이나 보수 정권 문제와 같은 민감한 현안에 대해 ‘사법 체계 존중’, ‘선한 의지’ 등의 발언을 선보이며 지극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를 계기로 야권 지지층이 대거 이탈하는 조짐을 보이는가 하면, 진보 진영 내에서도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비판에 직면키도 했다.
하지만 최근 캠프에선 안 지사의 ’우클릭’이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여론조사 상 안 지사의 지지층이 60세 이상·바른정당 지지자 등 중도보수층으로 수렴되며 외연 확장에는 적잖이 효과를 거둔 만큼, 당분간은 야권 지지층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지난 24일에도 순천을 찾아 “헌법을 유린하고 민주주의 정의를 실종시킨 모든 낡은 정치세력을 ‘일소’하겠다"며 강경 발언을 선보였고, 야권 주자로서의 선명성을 부각시키며 진보 진영 표심 잡기에 힘을 쏟았다.
이 시장의 경우, 안 지사에 비해 지지층의 성격이 선명하고 확장성은 적다는 평이다. 따라서 기존대로 ‘손가락 혁명군’ 끌어 모으기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촛불 집회 정국 이후 지지율이 하락했지만, 선거인단 증가는 곧 적극적 지지자들의 참여가 늘어난다는 방증인 만큼, 이들의 경선 참여가 많아질수록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높아질 거라는 게 이 시장 측의 해석이다.
현안 대응 수위도 타 주자들에 비해 한층 높였다. 이 시장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박영수 특검 수사기한 연장을 불허한 27일 직접 성명을 내고 “황 대행이 스스로 박근혜 대통령의 공범임을 자백해 역사의 죄인이 되었다”며 “국회는 즉각 황교안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