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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공동 책임' 부담감 안고 대선 출마하나


입력 2017.02.27 16:28 수정 2017.02.27 16:52        고수정 기자

보수 결집으로 대권 발판 마련…한국당 출마 가능성 ↑

'확장성' 한계…지지율 상승 효과는 제한적일 듯

정가의 눈은 이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가운데)의 ‘등판’ 여부에 쏠려 있다. 27일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 요청을 불승인한 건 자신의 향후 거취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정가의 눈은 이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등판’ 여부에 쏠려 있다. 27일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 요청을 불승인한 건 자신의 향후 거취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황 권한대행이 밝힌 특검 수사 기간 연장 요청의 불허 이유는 표면적으론 특검법에 따라 취할 수 있는 방법을 다 취했고, 주요 사건들의 핵심 당사자와 주요 관련자들을 이미 기소했거나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수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 사법 처리에 대한 부담은 물론, 보수층 이탈 방지 등 본인과 관련한 정치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황 권한대행이 사실상 박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높게 보고, 보수층의 결집을 통한 대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황 권한대행은 지지율 하락세를 겪고 있지만, 범보수 주자 중 유일하게 10%대의 유의미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지지율은 ‘박근혜 지지층’으로 대변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검의 수사 기간을 연장했다면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힐 수 있으며, 대선에서 발목 잡힐 요소가 될 수 있다. 정가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이를 우려했을 거라고 본다.

황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서 대선이 조기에 행해질 수 있다. 그 경우 특검 수사가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정치권의 우려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언급한 부분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실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공식 홈페이지에는 “당연한 결과다. 특검 연장은 쓸데없는 짓” “황교안 권한대행 지지한다. 감사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보에 “박 대통령에게 충성하고,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친박계와 보수층으로부터 점수를 딸 것”이라며 “대선 주자로서 지지 기반은 친박계로 보고 그 사람들의 지지를 확보한 다음 나중(출마)을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이 사실상 ‘박근혜 지킴이’를 자인하면서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로 출마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여권 관계자는 본보에 “한국당에는 황 권한대행이 대선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며 “출마 여부는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된 이후 공식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자유한국당에서는 황 권한대행 끌어안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황 권한대행을 ‘얼굴’로 내세워 ‘태극기 집회’로 대표되는 보수층 결집을 더욱 가속화하고, 당 지지율도 견인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성원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황 권한대행의 발표대로 특검에 이은 검찰 수사가 국정안정에 바람직하다는 결정에 대해 존중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야권이 이날 황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을 두고도 평가절하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황 권한대행이 혹시 대선에 출마할까 봐 기선 제압 목적도 있고, 탄핵 결정에 정치적 압력을 넣기 위한 수단 성격도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정가에서는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전통적인 보수층에만 국한돼 있어 ‘확장성 부족’이라는 한계가 있는 만큼 눈에 띄는 반등을 이루기란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다. 리얼미터가 이날 오전 발표(조사 20~24일)한 조사에서 황 권한대행은 전주 대비 3.9%p 하락한 10.9%를 기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황 권한대행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불허해야 한다고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대선에 나갈지 안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지지율은 그다지 오르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황 권한대행은 지지층 확장성에 한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여러 조사에서 하락세를 보이는데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을 거부했다고 해서 지지율이 반등할 것 같지는 않다”고 예측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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