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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황교안'과 '사이다 홍준표' 약점과 강점은


입력 2017.03.04 07:20 수정 2017.10.16 10:14        데스크 (desk@dailian.co.kr)

<칼럼>'뚝심 인내' 황 대행은 정치적 파고 넘어야하고

'프로 저격수' 홍 지사는 '독고다이 기질' 넘어야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사진 왼쪽)과 홍준표 경남지사가 침체에 빠졌던 보수 진영의 대선 후보로 경쟁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데일리안

지난 주에는 처져있던 보수진영에 반가운 소식 두가지가 전해졌다. 하나는 홍준표 경남지사의 2심 무죄판결과 그 이후 보여준 돋보이는 대선행보다. 다른 하나는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의 대선지지도 2위 탈환 소식이었다. 이 두 소식은 가뭄의 단비와 같이 보수진영에 작은 희망을 주었다. '사이다 홍준표'와 '고구마 황교안'의 대결구도가 보수진영에 무관심했던 시중(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황교안 대행의 약진은 탄핵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시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요즘 태극기 집회로 대표되는 보수재결집이 그의 지지도 향상에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태극기 집회의 큰 세력인 기독교신도가 그를 지지하는 것 같다. 그는 독신할 기독교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탄핵결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황대행은 ‘특검연장거부’로 보수진영의 여망(태극기 민심)에 부응했다. 그는 뚝심과 인내로 ‘대선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그는 보수진영에서 ‘고구마’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의 '선의'발언이 진보진영에서 구설이 되면서 지지도가 주춤하는 사이에, 대안부재로 안 지사를 지지했던 보수진영이 황 대행 지지로 회귀했다고 볼 수도 있다.

황교안 대행과 달리 홍준표 지사는 ‘홍반장’처럼 어느 날 갑자기 등장했다. 홍준표 지사는 답답한 보수진영에 가장 시원한 메시지를 전하는 정치인이 되었다. 진보진영에는 '사이다 이재명'이 있다면, 보수진영에는 역시 홍준표가 있다. 2심 무죄선고 이후 그의 입담은 거침이 없다. 당연히 화재가 되었다. 야당에서는 그의 말이 ‘막말’이라며 비난하지만, 그런 격한 반응은 홍지사의 발언이 그만큼 효과가 크다는 반증이다.

메시지는 간결하고 힘이 있다. 보수진영이 원하는 지점을 정확히 알고 그에 맞는 가장 효과적인 표현을 구사한다. 그런 측면에서 홍 지사는 진정한 프로다. 그의 닉네임인 ‘저격수’는 그냥 지어진 것은 아니다. 그만큼 타격확률이 높은 것이다.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탄핵받을 만한 잘못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태극기 민심에 부응한 발언이다. 반면 야권 대표주자들을 정조준해 공격했다. 그것도 가장 아픈 부분을 건드렸다. 그들이 야당이 떠받드는 고 노무현 전대통령을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를 통해 그의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전대표를 공격했다. 안희정 지사에 대한 공격도 잊지 않았다. 역시 민주당은 발끈했고 공격당한 야당의 대선주자들은 애써 외면했다.

강연과 언론노출 등도 거침이 없다. 그의 저격대상은 정적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그는 본능적으로 적대적인 언론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잘 아는 것 같다. 껄끄러운 질문을 하는 기자를 대상으로 그는 거침없이 반격한다. 더 이상 적대적인 질문이 나오지 않게 하는 전략인 것이다.

심지어 방송에 출연해 앵커에게 “지난 번 앵커 잘렸잖아“라며 반격을 서슴치 않는다. 앵커는 매서운 질문을 하다가 일순 당황하는 모습이 역역했다. 그 순간 그는 보수진영에 ‘힘있는 정치인’으로 부각됐다. 반대편에는 ‘두려움’을, 지지층에는 ‘든든함’을 심어줬다. 재판에서의 ‘무혐의’는 승리로 여겨졌고, 그것은 많은 전승을 상기시켰다. 이재명 시장이 그러했듯 재판에서의 승리는 홍 지사에게 많은 덤의 효과를 가져다 줬다.

스타일뿐 아니라 내용도 주도면밀했다. 보수의 이념적 정체성도 확실히 했다. "롯데, 보복 감수하고 사드 부지 제공...경의 표한다“고 했다. 사드는 보수가 강조하는 안보문제요, 롯데는 재벌에 대한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롯데프로야구구단(롯데 자이언트)은 지역기반이 가장 강하고 열성적인 팬층을 가진 프로구단이 아닌가. PK지역은 그의 정치적 기반이니, 롯데에 대한 칭찬은 ‘일석이조(一石二鳥)’가 아닐 수 없다.

결과를 볼 때는 나름 계산된 전략적 행보로 보이지만, 더 무서운 것은 그의 언행이 거의 본능적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그가 타고난 스나이퍼(저격수)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개인의 스토리도 만만치 않다. 본인은 경남지사로 PK출신이다. 그런데 대구(TK)에서 학교를 나왔다. 여권의 심장과 같은 지역을 모두 꿰뚫고 있다. 게다가 지역구는 서울이었다. 이런 정치적 자산은 여권 주자로 흔한 경우는 아니다. 아내는 호남출신이다. 상고를 나온 은행원이었다. 늦은 고시패스에 내조의 드라마도 있다. ‘모레시계 검사’는 그의 드라마를 더욱 부각시켰다.

그런데 그의 화려한 개인기가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다. ‘저격수’라는 캐릭터가 발목을 잡기도 한다. 개인기에 능한 사람은 지휘관으로서 자질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맥아더가 아이젠하워를 무시했지만 마지막 승자는 아이젠하워였다’는 말은 그의 재기가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음을 잘 설명한다.

개인기가 강한 사람은 대부분 덕이 부족하다. 그 덕은 통솔력과 직결된다. 많은 보수정당(여당)내 인사들이 홍 지사에 대해 고개를 갸웃하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다음 대통령의 필수적 자질로 많은 사람이 ‘통합’과 ‘협치’의 의지와 능력을 든다. 그런 면에서 그의 캐릭터는 모든 장점을 상쇄하고도 남는 약점이 될 수 있다.

보수진영에 주자가 없기 때문에 홍 지사가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황 대행과 경쟁은 할 수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황 대행은 정치인이 아니다. 고건 전총리, 반기문 전유엔사무총장 등에서 보듯이 정치인이 아니면 대선정국을 버티기 힘들다. 그러나 홍 지사가 후보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위의 단점들을 극복치 못하면 대통령이 되기는 힘들 것이다. 아무리 ‘샤이보수’를 주장해도 ‘기울어진 운동장’임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선까지 시간은 길지 않다. 모든 주자에게 시간은 공평하게 적용되지만, 특히 홍준표 지사에게는 더 부족하다. 보수진영의 후보가 되기 위해 튀기도 해야 하고, 대선승리를 위해 그것을 합리적으로 제어하는 모습도 보여야 한다. 상반된 두 이미지를 한정된 시간에 어떻게 조화해 대선을 완주를 할 것인가가 숙제가 될 것이다.

글/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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