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선 출마’ 당위성 더 커지나
탄핵 심판 선고일 임박…북 도발로 '안보 정국' 심화
보수층, 한국당 후보 황 선택…친박 옹립 움직임 감지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자는 여호와시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당위성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태극기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일이 다가올수록, 북한의 도발로 인한 안보 정국이 심화할수록 ‘보수의 적자’로 황 권한대행을 지목하는 분위기다.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정가에서는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점친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서다. 이 경우 60일 안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현 정권의 상징인 황 권한대행에 보수층이 결집할 거란 관측이다. ‘밴드웨건 효과’(다수가 지지하는 사람을 지지하는 현상)의 영향도 받을 수 있다.
특히 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안보 위협이 심화된 상황에서 풍부한 행정 경험이 있는 황 권한대행이 ‘적임자’라는 분위기로 흐를 수 있다. 정치권에서 ‘북풍’은 통상 유권자들의 안보 의식을 자극해 보수 진영에 호재로 작용하는 요인으로 분석하고,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도 보수 진영으로 이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황 권한대행의 ‘대북 메시지’가 강해진 이유도 이를 노렸다는 해석이다.
실제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상승했다. 리얼미터가 6일 발표한 차기 대선 다자 지지도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14.9%다. 이는 전주보다 4.0%p 오른 것으로, 안희정 충남도지사(12.6%)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리얼미터는 특검 수사 기간 연장 거부 이후 대권 출마를 시사했다고 해석됐던 국가조찬기도회에서의 축사, 팬클럽 관련 보도가 이어지며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고 봤다. 이로 인해 안 지사로 이탈했던 대부분의 보수층이 황 권한대행으로 일제히 결집하며 반등했다고 분석했다. 황 권한대행은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 60%대 초반으로 급등했고, 바른정당 지지층에서도 안 지사와 유승민 의원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한국당 대선 후보로서도 황 권한대행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21.6%가 황 권한대행을 택했으며, 한국당 경선 참여 의향층과 한국당 지지층에서는 각각 57.1%, 61.5%로 타 주자들을 월등히 앞섰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친박계가 황 권한대행에 대한 옹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황 권한대행과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맞대결 그림으로 당 경선의 흥행을 돋운 뒤, 자신들과 이념·가치관이 더 맞는 황 권한대행을 최종 주자로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이준석 바른정당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날아 들어오는 친박계의 문자 메시지를 잘 분석해보면 (황 권한대행을) 옹립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홍 지사는 말을 세게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이 둘 중에 좀 뜰 것 같은 사람을 친박계에서 한 번 밀 것 같기는 하다”고 말했다.
이 분위기가 유지된다면 황 권한대행이 ‘소명 의식’을 갖고 보수 진영의 주자로 나설 수밖에 없을 거란 관측이다. 총리실이 탄핵 심판 선고일이 얼마 남지 않은 이번 주에 현장 일정을 대폭 줄인 것을 두고 본격적인 대선 출마 검토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여권 사정에 정통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본보에 “황 권한대행은 정치적 수가 없는 ‘단순한 사람’”이라며 “소명의식이 크기 때문에 등판 분위기가 되면 출마할 수밖에 없다. 한국당도 이를 알기 때문에 계속 등판론을 언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도 “여당 후보들이 야당 후보들에 비해 지지율이 현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황 권한대행이 지지율 측면에서 보면 대선에 나갈 수밖에 없는 여건 속에 있다”며 “또 황 권한대행의 국가관·안보관, 통치 철학 등이 전반적으로 전통적인 보수의 이념과 철학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 심판이 기각되든, 인용되든 상관없이 황 권한대행이 출마하는 건 불가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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