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가능성으로 따져본 6강 PO 판세
잔여경기 일정 놓고 보면 전자랜드가 가장 유리
서울 SK-창원 LG 기적 쓸 수 있을지 관심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5위 원주 동부부터 기적을 노리는 8위 서울 SK까지, 4개 팀 모두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다. 물론 SK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확률적으로 어렵지만 최근 상승세와 경쟁 팀들의 부진이 겹치며 막판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과연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2016-17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마지막 두 자리는 어떤 팀이 차지하게 될까.
가장 유리한 팀은 전자랜드, 켈리 활약이 변수
일정상 가장 유리한 팀은 6위 전자랜드다. 최근 3경기 모두 승리를 따내지 못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7위 창원 LG에 득실차에서 앞서고 있으므로 남은 3경기 중 2경기만 잡아내면 자력으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다.
전자랜드는 원주 동부와 서울 삼성, 전주 KCC를 차례로 만난다. 특히 5위 동부와 맞대결을 승리로 가져간다면, 득실차에서 앞서는 만큼 5위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3위 삼성은 부담스럽지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최하위 KCC와 치른다는 점도 전자랜드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여준다.
전자랜드가 다잡은 6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지키기 위해서는 돌아온 ‘에이스’ 제임스 켈리의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 켈리는 복귀 후 4경기에서 평균 26득점 10.5 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해결사 부족에 시달린 전자랜드의 선택이 틀리지 않은 듯해 보인다. 그러나 유도훈 감독의 속은 타들어 간다.
켈리의 체력이 완전치 못한 데다 공격에 욕심을 부리면서, 무리한 플레이가 자주 나온다. 한 예로 복귀 후 평균 실책이 무려 3.5개나 된다. 그의 볼 소유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공격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고, 나머지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해지는 문제가 생긴다. 득점력은 확실하지만, 팀 승리를 위해서는 이타적인 모습이 필요하다.
켈리에게 가장 아쉬운 것은 수비다. 특히 수비에 대한 의지가 많이 부족해 보인다. 힘으로 밀고 들어오는 상대와 강하게 부딪혀 막아서는 것을 피하고, 돌아 뛰는 움직임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물론 켈리의 본래 포지션이 센터는 아니지만, 전자랜드의 약점이 골밑인 만큼 팀의 중심을 잡아줄 필요가 있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원주 동부
완벽한 부활에 성공한 로드 벤슨과 KBL 최고의 단신 외국인 선수로 손꼽히는 웬델 맥키네스, 3점슛을 장착한 ‘레전드’ 김주성까지, 올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동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의심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동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동부의 ‘에이스’ 윤호영이 쓰러졌고, 두경민까지 부상을 당하며 코트를 떠났다. 최근 5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아있고, 남은 일정도 만만치가 않다.
동부는 전자랜드와 울산 모비스, LG, SK를 만난다. 언뜻 보면 나쁘지 않은 일정처럼 보인다. 그러나 LG만 확실한 우위(5전 5승)를 보일 뿐, 나머지 팀들과 만남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모비스와 5번 맞붙어 단 1승밖에 따내지 못했고, 8위 SK에는 2승 3패로 밀린다. 전자랜드에는 3승 2패로 앞서있지만, 10점 차 이상으로 패했던 4라운드 맞대결을 제외하면 모두가 접전이었다.
이럴 때일수록 ‘베테랑’ 김주성의 활약이 필요하다. 그러나 김주성은 최근 4경기에서 평균 3.75점을 기록하고 있다. 정교했던 3점슛은 말을 듣지 않고, 적지 않은 나이와 체력 저하 때문인지 골밑 장악력도 이전 같지가 않다. 만약 팀의 상징인 김주성의 부진이 마지막까지 이어진다면, 그들은 대이변의 희생양이 될지도 모른다.
기적이 필요한 LG와 SK
LG는 자신들에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린 느낌이다. 삼성(3위)과 모비스(4위)를 잡아내며 3연승을 질주하다가 SK(8위)에 발목이 잡혔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전자랜드(6위)와 만남에서는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KT(9위)와 맞대결에서는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패했다.
남은 일정도 만만치가 않다. 정규리그 우승 경쟁 중인 안양 KGC와 고양 오리온을 만나야 하고, 6강 플레이오프 경쟁 중인 동부와도 경기를 치러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이 세 팀과 상대전적에서 압도적으로 밀린다는 점이다. KGC와 오리온과는 똑같이 1승 4패로 열세이고, 동부와는 5번 맞붙어 모두 패했다.
그럼에도 LG는 남은 3경기에서 최소 2승을 거둬야 한다. 여기에 동부나 전자랜드가 남은 경기에서 모두 패하는 행운이 더해져야 한다.
LG보다 더 희박하기는 하지만, SK도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다. 그러나 올 시즌 5번의 맞대결에서 1번뿐이 이기지 못했던 삼성과 KGC, 오리온을 상대해야 한다. 상대전적에서 앞서는 동부(3승 2패)도 만만치가 않다. 더군다나 SK는 남은 4경기 중 3경기 이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고, 다른 팀의 상황도 지켜봐야 기적을 바랄 수 있다.
그렇지만 포기는 금물이다. 스포츠는 언제나 예측할 수 없고, 이변을 통해 수많은 스토리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자신들을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그럴 때 기적은 현실로 다가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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