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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대선주자 TV토론, '송곳질문'부터 '동문서답'까지


입력 2017.03.22 17:31 수정 2017.03.22 17:37        전형민 기자

박 전 대통령 구속 수사엔 '말 아끼고'

호남 지지율엔 이구동성 '통합'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박주선 국회부의장(왼쪽부터),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안철수 전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목동 서울방송(SBS)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 경선후보자 토론에 앞서 공정한 토론을 다짐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박 전 대통령 구속 수사엔 '말 아끼고'
호남 지지율엔 이구동성 '통합'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48일 앞둔 가운데 국민의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지상파TV 토론회를 가졌다. 후보들은 패널이나 상대 후보의 송곳 질문에 당황하며 질문 의도와 맞지 않는 답변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회자의 공통질문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 여부'에는 모두 말을 아꼈지만, '호남에서 민주당에게 뒤처지는 지지율을 끌어올릴 대책'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보였다. 이날 사회자는 전날 20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고 이날 오전 사저로 귀가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문제에 대한 후보들의 의견을 물어보며 토론회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답변한 박주선 예비후보는 "박 전 대통령은 (수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야하고 정치권은 검찰이 권한을 남용할 때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손학규 예비후보는 "정치권이 박 전 대통령의 구속과 불구속을 말하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가장 마지막에 답변한 안철수 예비후보는 "헌정사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착잡하고 답답하다"면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판단해야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개혁이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박주선 국회부의장(왼쪽부터),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안철수 전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목동 서울방송(SBS)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 경선후보자 토론에서 토론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사회자의 "호남서 민주당에 비해 지지율이 뒤처지고 있는데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세 예비후보는 공통적으로 '통합'을 호남 지지율을 끌어올릴 화두로 꼽았지만 적절하고 명확한 방법은 제시하지 못했다.

당내 유력 주자이자 창업주인 안철수 예비후보는 호남의 지지율이 저점인 이유를 "저희가 부족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통령이 될 사람이 얼마나 협치를 잘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가질 수 있는가로 귀결된다"며 "거기에 적합한 후보가 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국회부의장인 박주선 예비후보는 "호남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호남에 거짓말하지 않는 후보가 지지받는다"며 "호남은 전략적 선택이 통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반면 손학규 예비후보는 "호남이 스스로 결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손 예비후보는 "영남 사람들은 호남과 연계해서 정권을 만드는 것이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는데 이는 옳지 않다"며 "호남이 독자적인 지분으로 정권을 만들어야한다. 연립 정권에서 호남이 가지고 있는 확실한 지분을 통해 호남에 투자하고 민중의 호남이 아닌 경제에서 주도권을 갖는 호남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박주선 국회부의장(왼쪽부터),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안철수 전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목동 서울방송(SBS)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 경선후보자 토론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패널들의 송곳 질문은 토론 후반부에 집중됐다. 패널로 참석한 인천대 이준한 교수는 박주선 예비후보를 향해 "국회부의장이라는 직위에 있으면서 대연정이나 위기극복, 협치, 통합을 이루지 못했는데, 대통령이 되면 그런 것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답변을 해달라"고 질문했다.

박 예비후보는 "저는 부의장이지만 의장도 합치·협치를 강제로 주도적으로 이끌어낼 수 없다. 이 자리를 빌어 국민께 죄송하다. 무능한 의장단과 일하지 않는 국회도 뜯어고쳐야한다"며 "대통령이 되면 예산에 대한 권한이 커져서 합치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 예비후보가 '갑자기' 대선에 출마했다는 점을 꼬집는 질문도 나왔다. 박 예비후보는 이 질문에 "평소에 호남 정치 복원과 호남 주도의 집권만이 국민통합 국민 화합 이룰 수 있단 철학과 이념 가지고 준비해왔고, 천 전 대표가 출마하든 안하든 선의의 경쟁 속에서 호남 대표주자로 공천 받겠다는 각오로 출마했다"고 말했다.

손학규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철새' 정치인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손 예비후보는 '손학규 예비후보는 매번 다른 당에서 출마를 선언한다는 시선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겠느냐'는 질문에 "2007년에는 소신을 지키기 위해 한나라당을 탈당해 민주당에서 출마했다. 지난 2012년은 그대로 민주당에서 출마했고 지금은 민주당에서 '쫓겨나와' 국민의당에서 출마한 것"이라고 답했다.

'당을 바꿔 국민의당으로 온 배경에 민주당 경선으로는 이길 가능성이 없어서 온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한나라당에서 계속 있었다면 대통령 후보, 당 대표도 했을테지만 제 노선, 소신과 맞지 않아 나왔다"면서 "강진에서도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겠다는 생각으로 당적을 버리고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예비후보에게는 '의사결정과정이 답답하거나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평가가 있다'는 질문이 돌아왔다. 안 예비후보는 이에 대해 "제 인생은 결단의 연속이었다. 결단력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자신 있는 부분"이라며 "오히려 빨리빨리 결정하는 것에 급급해 제대로 된 결정을 못내리는 것이 문제 아니냐"고 반박했다.

안 예비후보에게 끊임없이 제기되는 비판 중 하나인 '인사 관리'도 나왔다. 안 예비후보는 이에 대해 "제가 부족한 탓"이라며 "그렇지만 정말 압축을 넘어 농축된 경험을 하며 많은 인재와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를 주창하며 정치판에 뛰어든 지난 5년간 정치를 바꾼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3당체제를 만든 것"이라며 "국민의당이 창당해 양당체제가 금 갔고, 최순실의 존재도 좀 더 빨리 세상에 드러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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