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유승민에 "제3지대·연대 얘기 일희일비 말라"

이회창, 유승민 예방 자리서 "경계해야 한다" 조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29일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 유승민 의원이 예방한 자리에서 "제3지대다, 연대다 하는데 그 속에 빠져버리면 가야할 길을 잊어버린다"고 조언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29일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 유승민 의원이 예방한 자리에서 "제3지대다, 연대다 하는데 그 속에 빠져버리면 가야할 길을 잊어버린다"고 조언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서울 자신의 사무실로 찾아온 유 의원에게 "일희일비하지 말고 자기 원칙과 주관, 핵심 가치에 대한 방향 감각이 있으면 복잡한 상황에서도 좋은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전 총재는 2000년 2월 유 의원을 여의도 연구소장에 발탁해 정계 입문을 이끌었으며, 지난 1월에는 유 의원의 대선 출마 선언식에 참석해 지지를 공식화했다.

이 전 총재는 "제3지대나 연대 이런 문제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한마디로 '어떻게 하면 우리가 대통령이 되느냐'인데 그 속에 빠져버리면 가야할 길을 잊어버리니까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 의원이 "원칙이나 명분이 중요하지 너무 계산하는 건 맞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답하자, 이 전 총재는 "대선 후보들이 계산을 많이 하고 상황이 어지러울 때 국민은 제 정신을 가지고 똑바로 하려는 것, 정의로운 방향으로 가는 것을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 전 총재는 또 유 의원이 지역구인 대구·경북(TK)에서조차 높은 지지율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한 때의 곤경이 새옹지마가 된다는 말이 있다"면서 "TK에서는 (유 의원에) 좀 섭섭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결국 앞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가 호남권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은 것을 두고 "안철수 씨도 혼자서 저렇게 '내가 된다, 내가 된다' 하니까 지금 표가 모이는 것 아니냐"며 "가만히 보면 재미있기도 한데 앞으로 (정치권이) 어떻게 될 건지 걱정스럽기도 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