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세론' 어디까지…안희정‧이재명 지지층 끌어안기 관건
'본업' 돌아간 안희정-이재명 전폭적 지원엔 제약 따라
실망한 지지자들 '안철수'연호하기도…'반문정서'도 숙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문재인 전 대표가 확정되면서 '문재인 대세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다. 민주당 사람들은 경선에서 문 후보의 압도적 승리를 바탕으로 '컨벤션효과(정치 이벤트 후 지지율 상승)'를 기대하고 있다. 관건은 안희정 충남지사가 가진 중도표심과 이재명 성남시장을 지지하던 개혁세력을 얼마만큼 끌어안느냐다.
안희정‧이재명 '전폭지원'엔 제약…실망한 지지자들 '안철수' 연호
문 후보 입장에선 안 지사와 이 시장의 지지층 이탈을 최소화해야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이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본업'으로 돌아가야 하는 만큼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기엔 제약이 따른다. 두 사람 모두 '장기연차'를 쓰며 참여한 경선이다. 안 지사도 4일 기자간담회에서 "선거운동 지원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더욱이 낙선 후보가 화합차원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던 관례도 이번엔 기대하기 어렵다. 경선을 마친 뒤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 "문 후보를 돕겠다"고 공언했지만, 실망한 지지층을 붙잡아 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최종 경선'에서 문 후보가 확정되자 이 시장 지지자들은 "안철수"를 연호하기도 했다. 안 지사의 지지자들이 몰린 좌석에서도 "그럼 난 안철수 (지지)할래"라는 목소리가 터졌다.
안철수표심 흡수 못한 '2012패배 반복할라' 우려
민주당 내에선 자칫 5년 전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이후 '1+1=1.5' 공식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아름다운 단일화'로 포장됐지만, 후보 사퇴에 실망한 안 후보의 지지층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며 대권을 내줘야 했다. 이번에도 이 시장의 지지층보다는 안 지사의 지지층 끌어안기가 호락호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문 후보는 3일 후보수락 연설의 대부분을 안‧이 후보를 끌어안겠다는 내용으로 채웠다. 수락연설의 첫 마디도 "안희정, 이재명 후보와 지지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였다.
두 후보를 '동지'라고 칭하며 "나의 영원한 정치적 동지로 남길 소망한다"고 했다. 또 "안희정의 통합 정신, 이재명의 정의로운 가치는 이제 나의 공약이자 우리의 기치"라고 강조했다.
'대세론'만큼 커진 '반문정서'…"절대 안 찍겠다는 사람 많아"
여기에 '반문(反文)정서'도 풀어야할 숙제다. 여론조사 30%대를 유지하는 '대세론'의 이면엔 비호감층이 엄연히 자리잡고 있다. 같은당 박영선 의원은 "문 후보에 대한 비호감이 50%로 국민 2명 중 1명은 문 후보를 싫어한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경선 과정에서도 "안희정이 되면 상대가 이길 방법이 없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 문 후보가 안 지사에 비해 확장성이 부족한 데다 비호감 계층도 뚜렷하다는 지적이었다.
여권 한 관계자는 "문 후보는 안티가 강해 '절대 안 찍겠다'는 사람이 너무 많다. 앞으로 여론의 추이를 보면 해볼만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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