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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가도 '최후의 복병' 스탠딩 TV토론


입력 2017.04.10 17:48 수정 2017.04.10 18:22        이충재 기자

'대본읽기 토론회' 벗어나 '진짜 정책대결' 기대감

후보들 "내가 유리하다" 자신 불구 '대응전략' 부심

2012년 12월 16일 박근혜 새누리당-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대선후보 초청 3차 TV토론회를 진행하는 모습을 시민들이 바라보고 있다.ⓒ데일리안

"지금 토론회는 누가 더 잘 읽나, 잘 외우나 싸움이지."

지난 대선경선에 출마했던 한 정치권 중진 인사는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가 밝힌 대선후보 토론회의 핵심 비법은 '암기'였다. "참모들이 써준 예상질문 답변지를 잘 외우면 된다"는 것이었다. 율사출신인 그는 "암기는 타고나서 웬만한 내용은 다 외웠다. 고시출신들이 유리하다"고도 했다.

후보자 '암기능력' 아닌 '정책이해도' 가늠할 스탠딩토론

이번 대선에선 후보들이 '대본 없이' 서서 토론을 벌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사전 원고 없이 서서 토론을 진행하는 이른바 '스탠딩 토론'을 도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스탠딩 토론은 '대본 토론회'라는 비판을 벗고, 각 후보의 토론 실력과 정책 이해도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후보의 토론 능력에 따라 유불리가 크게 갈릴 수 있다. 후보자들이 합의할 경우 테이블 위에 '물잔'만 빼고 모두 치우고 벌이는 토론도 가능하다.

아울러 발언시간이 2분~3분으로 제한된 기존 토론과 달리 질문·답변 시간에도 제한이 없어진다. 후보들은 주제별로 각자 주어진 발언시간의 총량(18분) 내에서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엄격한 후보 검증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각 후보들 "내가 유리하다" 자신하지만 '대응전략' 부심

특히 스탠딩 토론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대선의 '최후 복병'이 될 전망이다. 역대 대선에서 TV토론은 누굴 찍을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막판표심을 가른 변수로 작용해왔다. 역동적이고 치열한 토론이 이뤄질수록 표심도 함께 요동칠 수밖에 없다.

이에 각 후보 캠프는 "우리에게 유리한 방식"이라며 한목소리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속내는 조금씩 다르다. 상대적으로 '잃을 게' 많은 진영에선 대응전략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자칫 말실수나 동문서답,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한 모습 등을 연출할 경우 표심을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문 후보측은 이미 지난 대선과 경선과정에서 토론으로 '단련'된 만큼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네거티브 공격은 자제해야 한다"며 각 후보들의 집중공세에 대한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은 스탠딩 토론을 통해 문 후보를 넘어 '역전극의 대미'를 장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후보에게 양자 간 끝장토론을 제안하는 등 정책 대결의 우위를 확신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측도 "우리 후보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하는 홍 후보는 "문재인 후보는 토론에 붙여주면 10분 내에 제압할 자신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유 후보는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경제‧안보 '정책통'으로 이미 경선 과정에서 스탠딩 토론을 경험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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