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내 국민의당과 후보 단일화 해야한다 의견이 80%"
유승민, TK에 올인했지만 재보선에서 TK 민심 '냉랭'
당내 "TK 집중 안타까워...대선 이후 생각하자"
'대선 완주'를 시사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TK(대구, 경북) 지역 집중에 바른정당 내에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흔들리는 보수 지역 기반을 다잡기 위한 유 후보의 행보는 이해하지만 "당이 TK만 바라보고 대선을 치를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유 후보는 대통령 출마 선언 이후 '배신자' 이미지를 벗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서 흩어진 보수 표심을 집결시키기 위해 TK 방문에 집중해왔다. 그는 4월 1~3일 대구, 8일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11일 대구·경북 상주 방문에 이어 재보궐 선거 당일인 12일에도 경북 영천 공설시장을 방문해 유세를 이어나갔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가 무선 100% 방식으로 실시한 4월 둘째 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주요 대선 후보 5자 대결시 TK에서 유 후보 지지율은 5.0%에 그쳤다. PK(부산, 울산, 경남)에서도 3.9%의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반면 TK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20.2%,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1.9%의 지지를 받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50% 이상의 높은 투표율을 보인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의 4.12 재보궐 선거에서 바른정당은 '친박(친 박근혜)' 김재원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승기를 내줬다. 바른정당 소속으로 출마한 김진욱 후보는 4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이에 대해 유 후보는 13일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대구경북은 바른정당에게 "어려운 지역"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대구경북에 국회의원이 25명인데 저와 주호영 대표 두 명만 바른정당이고 23명은 아직도 한국당에 그대로 있다"며 "그만큼 대통령 탄핵에 대해 저희들을 비판하는 정서가 제일 높은 지역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제가 최근 대구경북에 많이 다닌 이유가 대구 경북 시도민들께서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한 올바른 판단, 또 앞으로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제가 계속 호소를 드리고 있다"면서 TK 방문 의도를 설명했다.
반면 유 후보의 생각과 달리, 바른정당 내에선 "TK만 집중하는 게 안타깝다" "이젠 대선 이후를 고민해야 할 때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성태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바른정당의 유 후보는 수도권이나 젊은층에서 높은 호감도와 잠재적 지지율이 오르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TK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안타깝다"면서 "보수의 본산인 TK 지역을 중점적으로 후보가 공략할 수밖에 없는 것이 유 후보의 현 주소고 고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치는 생물"이라고 다른 견해를 보였다.
그러면서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대선이후에 정치 진행이나 또 우리당의 진로문제를 왜 고민하지 않겠냐"고 반문하며 유 후보가 자신의 대선 완주뿐 아니라 당의 진로에 대해서도 생각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의원은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는 우리가 후보를 뒷받침했고 또 어떻게 보면 후보를 위해서 모든 걸 다했다고 본다"며 "그렇지만 향후 당의 진로와 바른정당 33명의 정치인들의 길을 위해서는 어떤 일이 맞는 것인지 이런 부분은 또 후보가 깊게 고민할 때가 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바른정당 중진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바른정당 내에서 국민의당과 단일화를 해야한다는 의견이 80%, 한국당으로 돌아가자는 의견이 20% 정도 된다"며 "실질적으로는 안 후보와 단일화해야 선거에서 의미가 있지 않겠냐는 의견이 다수고 한국당으로 가자는 분들은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 해야한다는 측면에서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한국당으로 돌아가자는 건 우리 당의 존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우려가 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많은 고민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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