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빗겨간 '부산'...부동산 시장 '나홀로' 활황
아파트값 137주째 상승세 이어져, 전국 평균 웃돌아
청약성적도 수십대 1은 기본, 연지 꿈에 그린 평균 228.3대 1 나오기도
정비사업 활발히 진행이 되면 시장 이끌어
다만 분양권 전매지역에 포함될 수도 있어 주의해야
5월 장미대선을 앞두고 전국 주택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유독 부산지역 부동산 시장만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최근 부산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 거래가 활발하고, 집값도 2년 가까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택 청약 경쟁률도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이후 부산이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산의 경우 재건축·재개발의 사업이 서울 못지않게 활발한 편이고, 강남을 비롯한 청약과열지역을 대상으로 한 전매제한에서 제외되며 투기수요가 이곳으로 몰린 탓이라고 분석한다.
13일 KB국민은행 부동산 시계열 조사에 따르면 부산의 전주대비 아파트값은 2014년 7월 셋째주(21일) 이후 137주째(4월 3일기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기간 부산 아파트값은 총 11.41%가 올랐다. 평균 0.08%가 오른셈이다.
이는 전국 평균을 앞서는 수치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은 총 7.7%가 올랐고, 평균으로는 0.06%가 상승했다.
아파트거래량도 전국에서 비교적 부산이 높은 편이다. 온나라부동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2월 부산 아파트거래량은 총 6520건으로, 1월 6177건보다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는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최대량으로, 반면 전국 아파트거래량은 지난 1월 7만4852건에서 2월 7만4768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부산에 이어 ▲경남 6454건 ▲대구4020건 ▲경북 3670건 ▲충남 3566건으로 뒤를 이었다.
부산 지역은 청약 결과도 좋은 편이다. 올해 부산은 1분기 7개 단지에서 공급 일정이 진행됐다. 월별로는 1월 3개 단지가, 2월과 3월에는 각각 2개 단지가 청약에 도전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집계를 보면 1분기 진행된 분양단지 청약경쟁률 상위 10곳 중 4곳이 부산에서 분양된 단지다.
올해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단지는 한화건설이 공급한 '부산 연지 꿈에그린'이다. 481가구 모집에 무려 10만개가 넘는 청약이 접수돼 평균 228.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두 번째로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단지 역시 부산에서 나왔다. 지난달 롯데건설이 공급한 '해운대 롯데캐슬 스타' 역시 578가구 모집에 3만 3487개의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평균 청약경쟁률은 57.94대 1이다. 이 밖에도 ‘부산 전포 유림노르웨이숲’(47.8대 1), ‘명지국제신도시 사랑으로 부영’도 23.5대 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10위권 내에 들어갔다.
부산 수양구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부산은 눈에 띄는 호재가 크게 없지만, 서울만큼 재개발·재건축의 사업이 활발한 편”이라며 “이주수요가 많다보니 주택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부산 정비사업은 시공사선정 등으로 연초부터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전국에서 시공사 선정을 진행한 단지는 총 32개 단지로, 이 가운데 부산에서는 4개 단지가 시공사 선정을 마쳤다.
지난 1월 현대건설이 사직1-6단지 재건축 시공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2월 동삼1구역 SK건설이 시공권을 따냈다. 그 후 3월 아에에스동서가 광안2구역을 같은달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이 감만1구역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단지수는 적지만, 공사금액으로 따지면 전국 최고다. 부산에서 올해 시공사 선정을 마친 4개 단지의 총 공사금액은 2조826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 1분기 수주금액인 7조2500여억원의 28%에 해당된다.
하지만 부산 주택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는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남을 비롯한 청약과열지역을 대상으로 한 전매제한 등 부동산 규제 조치 이후 투기수요가 부산으로 관심을 돌린 탓이 크다”며 “그러나 최근 정부가 주택시장을 실수요자 위주로 재견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으로 전매 제한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고, 부산 내에서도 양극화를 보이고 있어 조금은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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