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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의사봉 언제 잡을까…한은 "아직 시기상조"


입력 2017.04.13 17:04 수정 2017.04.13 18:02        이미경 기자

금통위서 기준금리 '동결',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상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대비 0.1%포인트 올린 2.6%로 상향하자 기준금리 인상시기가 기존 전망보다 앞당겨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경제성장률 상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출경기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던 기존 입장을 바꾼 셈이다. 이는 최근 글로벌 훈풍에 따른 수출 및 설비투자개선 등의 흐름을 한은이 거스르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내년초쯤에는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최근 경기회복 조짐이 지속되면서 금리인상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의 정상화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동시에 금융위기 이전 대비 크게 늘어난 연준의 보유자산을 축소하려는 준비에 착수하는것도 '동결' 기조를 유지하는 한은으로서는 버텨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은, 중장기적 불확실성 잠재 판단해 금리동결 유지할듯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금통위원 7인의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1.25%로 동결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훈풍에 따른 수출증가에도 1300조 이상으로 늘어난 가계부채가 통화정책방향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것도 중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잠재해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주열 총재는 "금리인하 필요성은 줄었지만 대외 교역여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잠재돼있어 경기회복세를 지지하기 위한 완화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가능성이 낮아졌음에도 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는 부각되고 있다는데는 우려요인으로 지목됐다. 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에 따른 경제적 충격 역시 최근 경기훈풍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은은 이같은 대내외적 상황 변화로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될 경우 정부차원의 추가적인 재정확장이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즉 정부발 추가경정예산(추경) 가능성도 열어둔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기조에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한 것이 매우 보수적인 관점에서 이뤄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성장률 전망치의 상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있어 당분간 GDP갭은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한은은 상당기간 기준금리 동결을 통해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한은이 제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지난해보다는 낮은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올해 성장률 전망은 지난해의 2.8%보다 낮기 때문에 획기적인 상승률은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의 수정경제전망의 성장률이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금리인하 기대 감소로 해석되면 다소 매파적으로 평가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올해 성장률 전망은 지난해의 2.8%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여전히 높다고 하기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향후 국내 통화정책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및 재정정책 시기와 규모에 따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한은 금통위가 올해는 동결기조를 유지하지만 내년에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는 기존 금리인하를 점쳤던 해외IB들의 입장변화가 불과 3개월만에 급격하게 이뤄진 것이란 관측이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경제성장률 상향조정으로 한은의 정책초점이 경기방어보다 물가관리, 금융안정에 맞춰질 개연성이 높아졌다"며 "물가는 유가상승효과가 나타나지만 아직 수요측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지 않은데 오히려 올해보다 내년 통화정책의 핵심변수는 물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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