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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人의 첫 '합동토론회' 한판 휘저은 '홍트럼프'


입력 2017.04.14 12:35 수정 2017.04.14 12:47        문현구 기자

특유의 직설화법 쏟아부은 홍, 상대 '견제' 심해

'탄핵정국' 책임 정당 후보로서 '정제된 모습' 요구돼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한국기자협회와 SBS가 공동으로 개죄한‘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장미대선'에 돌입하면서 각 정당의 대선후보들이 모두 결정된 이후 처음으로 가졌던 첫 대선후보 합동토론회에서 기피대상 1호는 한국당의 홍준표 후보로 모아졌다.

13일 밤에 열린 첫 합동토론회에서 5명의 대선후보가 6분씩 주도권을 갖고 상대후보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이때부터 홍 후보에 대해 '견제 아닌 견제'가 엿보였다.

특유의 직설화법 쏟아부은 홍준표 후보, 상대후보들의 '견제' 심해

문재인·안철수·유승민 후보는 각각 4차례식 지명돼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심상정 후보는 2차례 기회를 얻었지만 홍 후보는 단 1차례만 안철수 후보로부터 지명받았다.

이를 놓고 '홍트럼프'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돌출발언과 공격적 토론을 지향하는 홍 후보에 대해 다른 후보들이 피해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보수적통'을 내세워 토론회에 나선 홍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여기저기 휘젓는 발언을 끊임없이 이어갔다.

홍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 대해 '종북좌파'라고 규정짓는가 하면, 유승민 후보에 대해서는 '강남 좌파'라고 말하는 등 이념 문제를 노골적으로 지적하는 특유의 어법을 보였다.

또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돌려야 된다는 발언을 했다가 다른 후보들의 역공을 받기도 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수사 사건을 거론했다가 문 후보의 강한 항의를 받는 등 이른바 '돌발행동'의 연속이었다는 평가다.

심상정 후보와의 토론 때에는 설전을 벌였는데, 심 후보가 "홍 후보는 청년 일자리를 위해 민주노총을 응징한다는데 제가 대통령되면 홍 후보가 국민세금으로 특수활동비 쓴 것 알뜰하게 챙겨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답변까지 나오게 만들었다.

이에 홍 후보는 "대통령 될 가능성 없으니까 그런 꿈 안 꾸셔도 된다"며 다소 빈정거리는 어조로 반박했고, 심 후보는 굳은 얼굴로 "홍 후보 같은 분 때문에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홍 후보는 '범보수 후보 단일화' 건으로 대결세를 벌이는 유승민 후보에 대해서도 공략의 시간을 많이 할애하기도 했다.

SBS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가진‘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물을 마시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홍 후보는 유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라는 공격을 받고 있는 걸 거론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이다. 우파 경제정책을 취하다가 강남좌파로 돌아서면서 정책적 배신을 했고, 탄핵 때 인간적 배신을 했고,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정치적 배신을 했다”고 공격했다.

'탄핵정국' 책임 안고 있는 정당의 대선후보로서 '정제된 모습' 요구돼

이에 유 후보는 “홍 후보가 ‘살인마는 용서해도 배신자는 용서 안 한다’고 말한 걸 보고 진짜 놀랐다”며 “‘모래시계 검사’라고 말하는 분이 저를 진짜 배신자로 생각하는 건지, 헌법재판소에서 ‘박 전 대통령이 국민 신임을 배반했다’고 얘기했다”고 응수했다.

이같은 홍 후보의 모습에 대해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때로는 상대 후보를 격앙시키는 발언을 수시로 던지는 등 첫 합동토론회를 출렁이게 한 '홍트럼프'의 직설화법은 토론회를 주시하게 한 요소가 됐다는 반응도 있지만 정제되지 못한 모습은 지양돼야 한다는 의견도 적잖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평론가는 "이번 대선은 정기적인 순서로 돌아온 대선이 아니라 탄핵정국과 대통령 파면이라는 대한민국 국가운영에 크나큰 지장을 초래한 상황에서 온 것"이며 "이러한 점을 수권정당이었던 정당의 대선후보로서 자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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