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人의 첫 '합동토론회' 한판 휘저은 '홍트럼프'
특유의 직설화법 쏟아부은 홍, 상대 '견제' 심해
'탄핵정국' 책임 정당 후보로서 '정제된 모습' 요구돼
'장미대선'에 돌입하면서 각 정당의 대선후보들이 모두 결정된 이후 처음으로 가졌던 첫 대선후보 합동토론회에서 기피대상 1호는 한국당의 홍준표 후보로 모아졌다.
13일 밤에 열린 첫 합동토론회에서 5명의 대선후보가 6분씩 주도권을 갖고 상대후보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이때부터 홍 후보에 대해 '견제 아닌 견제'가 엿보였다.
특유의 직설화법 쏟아부은 홍준표 후보, 상대후보들의 '견제' 심해
문재인·안철수·유승민 후보는 각각 4차례식 지명돼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심상정 후보는 2차례 기회를 얻었지만 홍 후보는 단 1차례만 안철수 후보로부터 지명받았다.
이를 놓고 '홍트럼프'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돌출발언과 공격적 토론을 지향하는 홍 후보에 대해 다른 후보들이 피해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보수적통'을 내세워 토론회에 나선 홍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여기저기 휘젓는 발언을 끊임없이 이어갔다.
홍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 대해 '종북좌파'라고 규정짓는가 하면, 유승민 후보에 대해서는 '강남 좌파'라고 말하는 등 이념 문제를 노골적으로 지적하는 특유의 어법을 보였다.
또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돌려야 된다는 발언을 했다가 다른 후보들의 역공을 받기도 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수사 사건을 거론했다가 문 후보의 강한 항의를 받는 등 이른바 '돌발행동'의 연속이었다는 평가다.
심상정 후보와의 토론 때에는 설전을 벌였는데, 심 후보가 "홍 후보는 청년 일자리를 위해 민주노총을 응징한다는데 제가 대통령되면 홍 후보가 국민세금으로 특수활동비 쓴 것 알뜰하게 챙겨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답변까지 나오게 만들었다.
이에 홍 후보는 "대통령 될 가능성 없으니까 그런 꿈 안 꾸셔도 된다"며 다소 빈정거리는 어조로 반박했고, 심 후보는 굳은 얼굴로 "홍 후보 같은 분 때문에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홍 후보는 '범보수 후보 단일화' 건으로 대결세를 벌이는 유승민 후보에 대해서도 공략의 시간을 많이 할애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라는 공격을 받고 있는 걸 거론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이다. 우파 경제정책을 취하다가 강남좌파로 돌아서면서 정책적 배신을 했고, 탄핵 때 인간적 배신을 했고,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정치적 배신을 했다”고 공격했다.
'탄핵정국' 책임 안고 있는 정당의 대선후보로서 '정제된 모습' 요구돼
이에 유 후보는 “홍 후보가 ‘살인마는 용서해도 배신자는 용서 안 한다’고 말한 걸 보고 진짜 놀랐다”며 “‘모래시계 검사’라고 말하는 분이 저를 진짜 배신자로 생각하는 건지, 헌법재판소에서 ‘박 전 대통령이 국민 신임을 배반했다’고 얘기했다”고 응수했다.
이같은 홍 후보의 모습에 대해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때로는 상대 후보를 격앙시키는 발언을 수시로 던지는 등 첫 합동토론회를 출렁이게 한 '홍트럼프'의 직설화법은 토론회를 주시하게 한 요소가 됐다는 반응도 있지만 정제되지 못한 모습은 지양돼야 한다는 의견도 적잖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평론가는 "이번 대선은 정기적인 순서로 돌아온 대선이 아니라 탄핵정국과 대통령 파면이라는 대한민국 국가운영에 크나큰 지장을 초래한 상황에서 온 것"이며 "이러한 점을 수권정당이었던 정당의 대선후보로서 자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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