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무승부?' 웃음 나오는 무리뉴 큰 그림
벨기에 원정서 득점 성공한 뒤 무승부
남은 4월 빡빡한 일정, 체력 소모 줄여야
“이번 경기는 무승부보다 더 나은 결과가 있었어야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무리뉴 감독이 공격 부진에 시달리는 선수들을 다그쳤다.
맨유는 14일(한국시각), 벨기에 브뤼셀 콘스탄트 반덴 스톡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17 UEFA 유로파리그’ 안더레흐트와의 8강 원정 1차전 1-1로 비겼다.
맨유는 전반 37분 헨리크 미키타리안의 선제골이 터졌지만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1분 덴돈커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을 채찍질해야 한다. 우리는 후반전에 쉬운 경기를 했지만 공격에서는 그렇지 못했다”며 “많은 시간 동안 볼을 쉽게 빼앗겼고, 역습 시 멈췄다. 무의미한 공격과 볼 터치도 문제였다. 결국 상대에 역습 기회를 줬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벨기에 원정에서의 1-1 무승부는 결코 나쁜 결과가 아니다. 일단 패하지 않은데다 원정골이 들어갔기 때문에 다가올 홈 2차전에서 무실점한 하더라도 4강행을 확정짓게 될 맨유다.
무리뉴 감독 역시 이를 감안한 듯 “결과는 긍정적이다. 홈 2차전에서 이점을 얻게 됐다. 출발이 좋다”라고 진단했다.
사실 맨유의 느슨한 공격은 무리뉴 감독의 주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맨유는 강행군을 이어나가고 있다. 리그컵 결승전까지 치른 데다 FA컵(탈락), UEFA 유로파리그 일정까지 병행 중이기 때문이다. 밀린 리그 일정은 고스란히 부담으로 다가오는 중이다.
급기야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까지 잇따랐다. 현재 맨유는 웨인 루니, 크리스 스몰링, 필 존스, 애슐리 영이 부상 상태이며, 폴 포그바, 앙토니 마르샬 등 일부 선수들도 경미한 부상을 안은 채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일정은 그야말로 고난행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A매치 데이 이후 그동안 치르지 못했던 리그 경기를 4일 간격으로 소화하고 있으며 주중에는 유로파리그 일정이 기다린다. 안더레흐트전을 마친 맨유는 이틀 휴식 후 첼시와 리그 경기를 펼치고, 다시 21일 안더레흐트(유로파 2차전), 23일 번리 원정, 28일 맨시티 원정, 30일 스완지 등을 앞두고 있다. 특히 번리, 스완지전 사이의 휴식일은 고작 하루에 불과하다.
따라서 맨유는 볼 점유율을 높이며 체력 소모를 최대한 자제하는 실리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이번 안더레흐트전은 볼 점유율 64%-36%로 맨유의 주도권 하에 이뤄졌다. 이는 지난 주말 선덜랜드전(볼 점유율 70%-30% 맨유 우세)과 판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미없는 축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맨유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최고의 성과를 얻어내고 있는 셈이다. 공격진을 질타한 무리뉴의 발언은 엄살에 불과하며 앞으로 남은 4월 일정도 체력 소모를 최대한 줄이는 지루한 축구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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