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요정’ 류제국에게서 느껴지는 2013년의 향기
kt전 7이닝 2실점 호투로 시즌 3승 째
등판하는 경기마다 어김없이 승수 추가
LG가 등판할 때마다 어김없이 승리를 챙기는 ‘캡틴’ 류제국의 활약 덕에 5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LG는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류제국의 7이닝 2실점 호투에 힘입어 5-2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5연패에서 벗어났고, 류제국은 올 시즌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특히 LG는 류제국이 등판할 때마다 타선이 힘을 내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있다. 승수를 쌓는 과정에서는 다소 운이 따랐던 것도 사실이다.
사실 아직까지 류제국의 구위는 최상일 때의 모습은 아니다.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과 완급 조절을 통해 이닝을 꾸려가고는 있지만 아직 직구 최고 구속이 140km 언저리에 머무는 등 구위로 상대를 제압하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 1일 넥센과의 첫 번째 등판에서는 5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타선이 8점이나 뽑아준 덕에 승리투수가 됐다. 전날 개막전에서 LG 타선이 단 2득점 밖에 얻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류제국은 확실한 지원을 등에 업은 셈이다.
7일 롯데전에서는 6이닝 4실점(1자책)으로 2승을 기록했다. 수비 실책으로 자책점은 적었지만 분명 롯데 타선에 난타를 당하며 아쉬움 속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1-4로 뒤진 상황에서 류제국이 마운드를 내려오자마자 LG 타선은 무려 5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뒤집었고 결국 류제국에게 또 한 번 승리를 선사했다.
kt를 상대로도 초반에는 1회부터 전민수에게 올 시즌 첫 홈런을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하지만 이날은 또 한동안 부진의 늪에 빠져있던 4번 타자 히메네스가 무려 5타점을 몰아치며 류제국을 확실하게 지원 사격했다.
류제국 역시 등판할 때마다 승수를 추가하며 ‘승리의 요정’으로 거듭나고 있는데 이는 2013년의 승승장구하던 모습과 흡사하다.
당시 미국에서 돌아온 뒤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드러낸 류제국은 12승 2패 평균자책점 3.87로 승률왕을 차지했다.
데뷔전부터 기운이 좋았다. KIA를 상대로 5.1이닝 5피안타 4실점(2피홈런)으로 부진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힘입어 KBO리그 무대에서 첫 승을 거뒀다. 이후 LG는 류제국이 등판하는 경기에서는 어김없이 승리를 추가하며 그에게 ‘승리 요정’이라는 별명을 안겼다. 그해 LG도 류제국의 좋은 기운 속에 10년 만에 정규리그 2위로 가을잔치에 나가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올 시즌도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류제국을 둘러싼 좋은 기운이 그때와 흡사하다. 이제는 KBO리그 새내기에서 LG의 캡틴으로 거듭난 류제국이 올 시즌 또 한 번 승리의 기운을 불어 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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