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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인수전 수싸움 치열....리스크 턴 최태원 힘 싣나


입력 2017.04.18 08:00 수정 2017.04.18 08:56        이홍석 기자

홍하이·WD·SK하이닉스 3파전 양상...서로 경쟁우위 강조

불기소 처분으로 글로벌 경영 보폭 커진 최 회장 변수 주목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를 놓고 수싸움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최태원 회장의 불기소로 리스크를 턴 SK하이닉스가 보다 적극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도시바 본사 건물 전경.ⓒ연합뉴스ⓒ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를 놓고 수싸움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최태원 회장의 불기소로 리스크를 턴 SK하이닉스가 보다 적극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원전 자회사의 대규모 손실을 메우기 위해 시작된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전이 다소 복잡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영보폭이 보다 자유로워진 최태원 회장을 등에 업은 SK하이닉스가 인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당초 10개 업체가 예비입찰에 참가한 도시바 인수전은 현재 3강 체제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인수를 위해 약 30조원이 넘는 금액을 제시한 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을 비롯, 도시바에 오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온 미국 웨스턴디지털(WD), 그리고 최태원 회장이 나서고 있는 SK하이닉스 등이 그 주인공 들이다.

◆홍하이, 인수가 30조 베팅...여차하면 소프트뱅크와 연대
홍하이는 막대한 물량공세로 주목받고 있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들 대부분이 2조엔(약 20조원) 이상 제시한 가운데 3조엔(30조원) 이상의 금액을 써 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 반도체사업의 인수 적정 가격이 약 1조5000억엔~2조엔(약 15조~20조원)으로 추정됐던 것을 감안하면 1.5배에서 2배의 가격으로 금액에서 압도적 경쟁우위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이 숨어있다.

일본 정부와 도시바가 중국으로의 반도체 기술 유출 우려로 중화권 업체로의 매각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어 홍하이의 최대 입찰가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까지는 우세하다. 하지만 TV사업 매각 검토까지 나오는 등 자금이 급한 도시바의 상황을 감안하면 이러한 전망이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홍하이가 지난해 8월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일본 정부와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 전자기업 샤프를 인수한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폭스콘은 현재 일본 정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일본 최대 통신업체 소프트뱅크와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홍하이가 대규모 물량 공세에 나서자 도시바와 오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온 WD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WD는 지난 2000년부터 도시바와 협력 관계를 맺으며 공동으로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일본 내 반도체 생산 거점인 욧카이치 공장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WD는 재무적투자자(FI)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일본 측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오랜 협력 관계로 구축해 온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대만이나 한국 업체에 비해 인수 대상자로 더 우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홍하이가 인수가격으로 30조원의 금액을 제시하면서 마음이 다급해졌다. 인수 제시 금액에서 10조원 가량 차이가 나면서 인수 가능성이 다소 불투명해지자 최근 도시바에 독점교섭권을 요구하는 문서를 보냈다.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 구성해 인수전 뛰어든 SK하이닉스...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
이러한 상황에서 SK하이닉스도 인수에 보다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여서 인수전은 한층 복잡한 양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도시바 인수를 적극 추진 중이다. 은행과 펀드 등으로 구성된 일본 재무적투자자(FI)들과 손잡으면서 일본 정부의 기술과 인력 유출 우려를 상쇄시키려고 한 것도 이러한 인수 노력의 일환이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굳이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까지 인수하겠느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업체들과 달리 낸드플래시 사업 기반이 있다는 점, 도시바가 향후 수요가 많은 3D에 비해 2D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 등을 그 이유로 들고 있지만 그룹 차원에서 인수 의지는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태원 회장이 17일 최순실게이트와 관련 최종적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으면서 경영 보폭이 한층 커질 수 있는 점도 향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최근 "현재 진행되는 도시바 입찰은 구속력 없는 논바인딩(Non-binding) 입찰이기 때문에 금액에 큰 의미가 없다"라며 "본 입찰에서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하며 인수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밖에 미국 브로드컴과 실버레이크 펀드연합도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빅3 업체들에 비해 규모면에서 다소 떨어지는데다 브로드컴이 도시바 반도체사업과 성격이 다소 다른 통신용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도시바는 6월 말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인수 기업을 선정하고 내년 3월 말까지 매각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입찰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달 내로 본 입찰을 실시하고 내달 초 입찰을 마감할 계획으로 6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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