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다던 ‘전세시대’ 계속…"입주물량 증가가 원인"
전세 늘고·월세 줄고…월세에서 갈아타기 수요 증가
주택 임대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재편될 것이란 예상이 갈수록 빗나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만해도 빠르게 늘어났던 월세 거래량이 하반기부터 차츰 시들하더니, 올 들어서도 월세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전세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월세 전체 거래량은 1만7732건으로 지난해 3월(1만5595건) 보다 증가했다. 이 가운데 3월 전세 거래량은 1만1414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64%를 차지해 지난해 3월 전세 비중인 61%(9653건) 보다 3%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월세(준월세, 준전세 포함)는 5942건에서 6318건으로 거래량이 늘어났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었다.
이달 들어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이어졌다. 4월 일평균 월세 거래량은 129.2건으로 지난해 4월 일평균 150.7건이 거래됐던 것에 비해서는 일평균 20건 이상 감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세 물량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전세난 부담에 월세로 있던 수요자가 물량이 늘어나면서 다시 전세로 갈아타고 있다는 판단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 초 강동구에서는 힐스테이트 3000가구 이상이 입주한데다 하남미사강변도시 입주물량까지 겹치면서 자연스레 전셋값이 주저앉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지역별로 대규모 입주 등의 이슈에 따라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세시대가 단기간에 사라진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지역별 전세 물량에 따라 전셋값이 조정될 여지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전세 물량이 부족해 전세난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강남의 경우 지역 내 재건축 추진 중인 단지들의 이주 수요가 움직이면서 전세 물량도 귀할뿐더러 가격도 상승했다.
올해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재건축 가운데 이주가 예상되는 단지는 1만9626가구로, 올해 입주물량의 4분의 1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강남구 삼성동 B공인 관계자는 “올해 안에 청담동 삼익아파트와 상아아파트 등의 이주수요도 예상됨에 따라 전세물량을 찾는 수요자가 많다”며 “강남 지역은 여전히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기 때문에 전셋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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