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를 보면 자꾸 오버랩 되는 트럼프…공통점과 차이점은
거친 언행과 언론과 각 세우기
여론조사와 비호감도 그리고 SNS
가난한 흙수저 VS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
19일 정가(政街)에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와 미국 도덜드 트럼프 대통령 유사한 점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다소 정제되지 않은 언행, 언론과 각을 세우며 구설에 오르는 등 트럼프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모로 가도 서울로 가면 된다’는 속담이 있듯, 대통령이 된 트럼프를 벤치마킹하는 전략을 택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돈다.
거친 언행과 언론과 각 세우기
홍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 모두 다소 거친 발언들을 쏟아내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 정치권에서 쉽게 듣지 못하는 말이거나 암묵적으로 금기시돼 온 말들을 서슴없이 꺼내들면서 세간의 이목을 잡아끄는 것이다.
실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멕시코 사람들 다 치워버려야 한다’는 등 외교적 갈등소지가 있는 발언도 서슴없이 내뱉었다. 홍 후보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달 18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출정식을 가진 자리에서 정치적으로 금기시돼 온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을 거론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런 언행들은 지지층들로부터는 ‘묵은 체증이 내려가 시원하다’며 ‘사이다’ 발언으로 평가받으며 지지층 결속을 이끌어 내고 있다. 세간에는 홍 후보를 ‘홍사이다’로 부르고 있다. 반면 상대편 측에서는 '시정잡배들도 하지 않을 말'이라며 크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두 사람은 또 언론과 관계가 좋지 못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자신에게 다소 불편한 질문을 던진 여성 앵커를 겨냥해 ‘성모독’적 발언을 일삼기도 했다. 홍 후보도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와의 화성 인터뷰에서 불편한 질문들이 이어지자 삿대질을 하는 등 인터뷰 태도 논란도 불거졌다.
여론조사와 비호감도 그리고 SNS
두 사람의 공통점은 또 있다.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선두로 치고 나간 적이 없다는 것과 거친 언행 탓에 비호감도가 높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SNS(사회관계망네트워크)를 활용해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메시지를 던진다는 것이 똑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의 당선 가능성 묻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선택받지 못했다. 하지만 대선결과는 트럼프의 승리였다. 투표장에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를 밝히지 않았던 ‘샤이(Shy) 트럼프’ 지지층들이 쏟아져 나오면서다.
홍 후보도 이런 분위기가 한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탄핵정국에서 숨죽이고 있는 ‘쉐임(Shame)보수’들이 존재하고 이들이 보수우파 후보를 자임하는 자신을 선택한다면 대선 승리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홍 후보의 높은 비호감도도 비슷하다. 지난 1월 미국 여론조사기과 갤럽이 조사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비호감도는 55%에 달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직전의 18%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이며,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의 36%, 26%보다도 월등히 높다.
홍 후보의 비호감도도 매우 높은 편이다. 지난 7일 한국갤럽의 조사에서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답변을 가장 많이 받은 후보는 홍 후보로 77%에 달했다. 비호감도가 높은 이유로는 거친 언행으로 지지층에서는 환영할지 모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거친 언행이 발목을 잡는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언론과의 관계도 좋은 편은 아니어서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를 홍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활용해 지지층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밖에도 자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데에도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가난한 흙수저 VS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
홍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차이점은 출신 성분이다. 홍 후보는 자신의 부모님을 무학의 아버지와 문맹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집안형편이 뼈저리게 가난해 수없이 이사를 다니고, 학생시절 배고픔을 잊기 위해 점심시간마다 수돗가로 달려갔다고 회상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3억 달러대 재산을 일군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그는 “내가 사업을 시작할 때 아버지가 100만달러(11억 원)를 빌려줬는데 이건 작은 돈”이라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사업가의 길을 걸으며 리얼리티쇼를 진행해 유명세를 얻었고, 이후 45대 미국 대통령에 올랐다.
한편 고학의 길을 걸었던 홍 후보는 고려대를 졸업해 사법고시에 합격 검사로 공직에 들어섰다. 이후 드라마 ‘모래시계’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지면서 ‘스타검사’로 부각 받았고, 이후 국회의원에 당선돼 4선 국회의원과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지냈고, 재선 경남도지사를 지냈다. 현재는 제19대 대통령선거 자유한국당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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