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발 지속되던 중견사 M&A…이번엔 성공할까
'삼수생' 경남기업과 삼부토건 19일 입찰 공고 내
자산 매각과 부채 줄여 인수 시장에 도전장 내밀어
연이은 불발로 찬바람만 불던 중견 건설사 인수합병(M&A) 시장에 모처럼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경남기업과 삼부토건이 같은 날 입찰공고를 내고 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두 건설사는 연초부터 새로운 주인을 찾기 위해 몸집 줄이기 등으로 걸림돌을 제거해 이번엔 새 주인을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경남기업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회생회사 경남기업의 M&A 공고를 내고 인수의향서와 인수제안서 신청을 받아 매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인수의향서(LOI)와 비밀유지확약서 접수는 다음 달 18일까지로, 다음달 22일부터 6월 9일까지 예비실사를 거쳐 같은달 15일까지 인수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경남기업이 매각공고를 내고 새주인 찾기에 세번째로 도전한만큼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경남기업은 지난 2월 자회사 수완에너지를 삼익악기에 280억원에 매각 완료했다. 또 지난해 총 570억원의 채권을 변제하도록 돼 있었는데, 추가로 160억원을 조기에 변제하면서 총 730억원을 갚았다.
경남기업의 2016년 매출액은 4004억원으로 전년보다 29.8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5억원으로 4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법원에 허가를 받아 이날 매각 공고를 냈다”며 “지난해보다 매각가격을 낮췄고, 회사의 재무지표가 크게 개선된 만큼 인수후보자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경남기업의 매각금액을 지난해 보다 500여억원 낮아진 1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부토건 역시 19일 입찰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을 추진한다. 매각 주간사로 삼일회계법인과 하나금융투자, 법무법인 바른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확인서 접수는 다음달 18일까지로, 6월 7일까지 예비심사를 거쳐 같은 달 8일 입찰을 마감한다.
삼부토건도 성공적인 매각을 위해 몸집을 상당히 줄였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서울 역삼동 벨레상스호텔(옛 르네상스호텔)과 삼부오피스빌딩, 삼부건설공업 등 강도 높은 자산 매각 끝에 79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상환했다.
삼부토건의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 2614억원으로 7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아직 적자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자산매각과 채권 상환으로 부채규모를 상당히 줄여 매각 리스크를 없애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신일유토빌건설은 중국 광채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삼부토건 인수전에 출사표를 제출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중견 건설사들의 인수합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최근 중견사들의 M&A 성공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최근 이지건설과 동양건설산업의 인수합병(M&A)은 시장에서도 성공사례로 꼽힌다. 합병을 통해 동양건설산업은 공공건설과 개발사업 등에 더욱 집중하고, 주택부문에서는 수요자 니즈에 맞춰 ‘파라곤’과 ‘이지더원’(EG건설 브랜드)을 병행 활용하고 있다.
동양건설산업은 이지건설과의 인수합병 이후 지난해 9월 세종시에 처음 선보인 877가구의 세종 파라곤이 계약 4일 만에 완판한데 이어 지난 3월 고덕 파라곤이 4일 만에 계약이 완료돼 최단기 완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세운건설은 남광토건과 극동건설을 인수해 공공시장에서 각자 가진 노하우를 살린 가운데 협력을 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또 삼라마이다스(SM)그룹은 그룹 내에서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는 동아건설산업과 우방건설의 합병을 최근 완료하고 사명을 동아건설산업으로 바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로 사업 확장을 노리는 기업들이 M&A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인수 금액, 부채 등의 규모가 작지 않아 여전히 걸림돌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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