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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ilm] "왕이란 누구인가"…'대립군'이 던지는 화두


입력 2017.05.09 08:28 수정 2017.05.09 08:29        김명신 기자

조선시대 돈 받고 대신 노역에 참여한 백성

선조-광해를 통한 진정한 왕에 대한 메시지

조선시대 돈 받고 대신 노역에 참여한 백성
선조-광해를 통한 진정한 왕에 대한 메시지

영화 ‘대립군’은 돈 있는 자들의 노역을 대신해 돈을 받고 전쟁터로 나선 백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호호호비치

1592년 임진왜란, 선조는 어린 광해에게 조선을 맡기고 명나라로 피란한다. 의병을 모으기 위해 강계로 떠나는 광해와 분조 일행은 먹고 살기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는 대립군들의 호위를 받게 되는데.

‘대신한 代, 설 立 군사 軍’

영화 ‘대립군’은 돈 있는 자들의 노역을 대신해 돈을 받고 전쟁터로 나선 백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물론 그 시대적 배경은 임진왜란으로, 어린 나이에 분조가 된 광해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결국 백성과 왕, 이들을 통한 ‘리더란 누구인가’에 대한 메시지를 이 영화는 강하게 묻고 있다.

정윤철 감독은 “이 영화는 남의 삶을 대신했던 이들이 진정한 자신을 찾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리더상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도 했다.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정 감독은 “‘리더’란 자신을 낮춰서 백성과 함께 하려는 자세를 취하는 사람. 위기 속에서 함께 손을 잡고 어루만져 주고 함께 싸워주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런 리더가 없어 국민들은 힘들었고 마음이 다쳤다. 그런 리더에 대한 희망을 담은 영화다”라고 연출의 변을 전했다.

영화 ‘대립군’은 임진왜란 당시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면서 백성과 왕이 된 광해를 통한 굵직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때문에 생계를 위해 대립군이 된 백성들의 처절함을 담고자 전국 올 로케이션을 통한 실제를 방불케 하는 장면들을 영화에 담았다.

정윤철 감독은 “배우들의 원망의 눈빛이 대단했다”면서 “하지만 CG나 세트장의 힘을 빌리고 싶지는 않았다. 진짜 모습과 감정들이 소중할 거 같아서 로케이션을 주장했고, 아마도 한국영화 중 이렇게 외부에서 많이 찍은 영화는 처음일 것이다”라고 배우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영화적 메시지에 대해 정 감독은 “2년 전이었다. 리더십이 실종된 시대에서 국민들은 힘들어했고 나 자신도 마음이 울적했던 시기였다”면서 “임진왜란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고, 임금은 백성을 버리고 도망갔다. 그렇게 이 영화는 분조가 된 광해를 통해 새로운 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었고 지금의 시기에 필요한 영화가 아닌가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어찌됐건 국민들의 힘으로 새로운 대선을 맞게 됐다. 이 영화는 리더십에 대한 갈망을 담으면서도 결국 백성들이 왕을 만든다는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다”면서 “한국 상황에서 많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영화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애정 어린 시선을 당부했다.

영화 '대립군'은 임진왜란 당시 ‘파천’(播遷)한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왕세자로 책봉되어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광해’와 생계를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代立軍)의 운명적 만남을 그린 이야기다.

왜군의 침입에 도성을 버리고 명나라로 피란한 선조. 그리고 남은 광해. 그를 지키는 대립군. 대립군은 “나라가 망해도 우리 팔자는 안 바뀐다”는 가슴 뭉클한 메시지를 던진다.

생존을 위해 남의 군역을 살았던 ‘대립군’이라는 새로운 소재로 접근했다는 점과 기존 영화들 속 ‘광해’와는 또 다른 초점으로 바라본 시각, 그러면서 백성들의 힘으로 새로운 왕을 세우는 굵직한 메시지까지. 영화 ‘대립군’이 기대되고 주목받는 이유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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