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에 공급과잉…봄기운 사라진 지방 주택시장
지방 아파트값 20주 연속 하락세…당분간 침체 계속
지난해부터 시행된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가 지방에는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예상됐지만, 아파트값이 20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지방 주택시장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5일 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상승했다. 이 가운데 수도권과 5개 광역시는 전주 대비 각각 0.02%, 0.01% 소폭 상승한 반면, 기타지방은 전주 대비 ·0.01%를 기록하며 20주 연속 하락세다.
지방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입주예정에 따른 물량 과잉 공급으로 투자 수요가 줄어들고, 대출규제에 따른 실수요자들 움직임까지 둔화되면서 아파트값이 일제히 떨어졌다.
이미 기존 단지의 매물 적체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 대출 규제까지 가세되면서 거래 감소와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대선 이후 예정된 신규 공급까지 겹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방의 경우 수도권 보다 가구당 대출 금액이 크지 않아 대출 규제 강화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예상됐지만, 잔금 대출에 대한 부담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마저 까다로워져 구매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대선 이후 지방에서는 부산과 충남, 경남, 경북, 대구 등의 순으로 적게는 1만가구, 많게는 4만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며 “지난해부터 입주량이 급증하면서 신규분양을 하더라도 당분간 분위기가 살아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선업과 해운업 불황 등으로 인한 지방 대표기업들의 구조조정 역시 지방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에 하나다. 창원 진해구(-0.18%)와 거제(-0.15%), 통영(-0.11%), 창원 의창구(-0.10%) 등 경기 불황으로 인해 수요가 계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가격 하락도 이어졌다.
다만 지방에서도 부산(0.04%)은 여전히 나 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 내 재개발에 따른 기대감으로 수요문의가 꾸준해 아파트값도 상승했다.
함 센터장은 “경기불황이거나 가격 상승이 제한적인 환경에서 오히려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부산이나 교통망 확충 효과가 있는 강원도 원주 등을 제외하고는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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