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냐, 역전이냐…2주 남은 대선 관전포인트는?
국민의당·자유한국당·바른정당 단일화 가능성
단골 메뉴 '북풍'…후보 자질논란 일으키는‘막말
예측불허(豫測不許). 25일로써 2주 남은 19대 대통령선거는 그야말로 승부를 가늠하기 어렵다.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홍보는 물론 정책면에서도 승부를 겨루기엔 시간이 많지 않다. 이에 따라 곳곳에 변수가 자리한다.
이번 대선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개혁’이다. 보수, 진보 이념을 떠나 모든 후보와 정당이 정치의 새로운 변화를 약속한다. 하지만 표심의 향배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현재 판세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2강과 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후보 3약으로 분석된다. 대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 관전포인트를 살펴봤다.
국민의당-자유한국당-바른정당 단일화 가능성
이날 현재까지 문 후보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오차범위 안으로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안 후보는 시간이 지날수록 지지율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이를 ‘지지율 조정기’라고 표현하지만, 정가에서는 안 후보의 지지율 반등 기회가 많지 않다고 본다. 설상가상으로 안 후보로 결집된 보수층이 다시 홍 후보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주목되는 이유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를 10% 안팎의 격차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안 후보, 홍 후보, 유 후보가 손을 잡는다면 문 후보로 쏠린 판도를 뒤엎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홍 후보와 유 후보의 지지율 합계는 평균 10%대다.
바른정당이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구상하고 있다. 유 후보의 완주 의지는 강하지만, 당 소속 의원들이 단일화 압박을 거세게 하고 있어 유 후보의 완주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게 정가의 중론이다.
한국당과 국민의당의 생각은 이와 다르다. 한국당은 홍 후보를 중심으로 바른정당을 아우르는 한편 이른바 ‘태극기 진영’의 새누리당 조원진·통일한국당 남재준 후보까지 끌어안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국민의당은 인위적인 단일화는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보수 진영과 손잡을 경우 ‘보수 대 진보’ 프레임으로 묶여 오히려 판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다.
다만 단일화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정가의 관측이다.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오는 30일 전까지가 단일화의 시한으로 여겨지는데, 안 후보와 홍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을 경우 당 안팎에서 단일화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다.
단골 네거티브 메뉴 ‘북풍’
대선 때마다 불어온 ‘북풍(北風)’이 이번에도 불지 주목된다. 북풍은 단골 네거티브 메뉴다. 정치권은 북풍이 통상 유권자들의 안보 의식을 자극해 보수 진영에 호재로 작용하는 요인으로 본다.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도 보수 진영으로 이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는 각종 선거, 특히 대선 판도에서 영향을 미쳤다. 바로 이전 대선에서도 이른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논란을 두고 여야가 대선 기간 내내 진위 공방을 벌이면서 일정 부분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북한 주적’ 논란을 비롯해 ‘북한인권결의안 대북결재’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 진실 공방’이 불거졌다. 문 후보는 이와 관련해 경쟁 후보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는 북풍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문 후보가 주요 위험 요소들을 미리 인지하는 ‘철벽 방어 태세’를 갖춰 지지층이 더 결집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의미에서의 북풍도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본다. 북한은 최근 “미국이 핵전쟁을 원한다면 우리도 핵전쟁으로 응답할 것”이라며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한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김정은 정권의 핵실험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력으로 대응한다면 이번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본보에 “북한이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경우 어느 한 후보와 정당에 표 쏠림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다만 이번 대선에서는 보수 진영에게만 긍정적인 변수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 자질 논란 불러 일으키는 ‘막말’
마지막 관전포인트는 막말이다. 후보의 막말은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선거의 주요 변수로 꼽혀왔다. 도 넘은 말 한 마디는 국민의 거센 비판은 물론, 자격 논란까지 불러일으킨다.
일례로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둔 3월 26일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노인 폄하성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정 의장은 “(이번 총선에서) 60대 이상과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며 “그 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했다.
이후 정 의장은 말실수라고 해명했지만, 당시 한나라당은 “실언이 아닌 논리적 사고에서 나온 것으로, 60~70대 반대세력으로 선전하며 20~30대 결집을 유도한 의도적 발언으로 의심된다. 정 의장은 진정한 뉘우침을 진실고백으로 가름하라”고 비난했다. 정 의장의 발언은 결국 보수 성향이 강한 노인층의 분노를 자극, 결집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대선에서도 색깔론, 성차별 발언, 지역감정을 선동하는 발언들이 쏟아지면서 선거 구태가 재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후보는 도 넘은 막말로 사과하기도 했다. 향후 TV토론회 일정도 남겨둔 상태여서 막말 발생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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