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GDP가 포착 못하는 삶의 질 균형있게 측정해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국내총생산(GDP)을 통해 물적, 양적 성장을 정확히 측정해 나가는 한편 GDP가 포착하지 못하는 삶의 질도 균형 있게 측정하는데 더욱 힘써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은행과 국제 소득 및 부 연구학회(IARIW)가 공동 개최한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해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디지털 경제나 공유경제와 같이 새롭게 등장하는 경제활동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며 "환경 훼손, 소득과 부의 분포, 그리고 국민의 '삶의 질' 변화 등을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디지털 경제나 제4차 산업혁명이라 일컬어지는 다양한 신산업 대두와 관련해 기초자료를 확충하고 측정방법에 대한 연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한은에서도 현 GDP통계의 디지털경제 반영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이에 대한 개선 계획을 마련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계정통계가 일반 국민의 평균적인 생활 수준뿐 아니라 그 분포도 보여줄 수 있도록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이와 관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GDP 통계 등 거시지표와 가계조사와 같은 미시자료를 결합해 소득·소비의 분포에 관한 통계를 작성하기 위한 연구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현재 각국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하고 있는 웰빙 지표의 정책대상지표로서의 유용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도 지속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컨퍼런스는 2015년 IARIW의 요청에 따라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하기로 결정됐으며, 주제도 IARIW와 협의를 통해 국제적으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경제적 웰빙 측정'으로 선정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미국 경제분석국(BEA) 등 해외 통계유관기관 및 세계 주요 대학에서 국민계정과 웰빙 측정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교수 등 50여명의 국외 참가자를 포함해 약 180명이 참석했다.
IARIW 회장인 알버트 브락만 독일통계청 국민계정국장은 환영사에서 "이번 콘퍼런스는 웰빙 측정에 대한 지식을 증대시킬 뿐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새로운 통찰력을 얻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소아 부르기뇽 파리경제대학 명예교수는 기조연설에서 '기회의 불평등 측정'에 관한 최근 연구를 소개하고 관련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고, 마틴 듀홍 OECD 통계국장은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건강, 재능 등 비경제적 요소에서 불평등이 정확히 측정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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