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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스처럼 뜨거워질 러프 ‘삼성 희망봉’


입력 2017.05.09 10:30 수정 2017.05.09 10:38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2군 복귀전 멀티히트 포함 끝내기 홈런포

5월 들어 타율 0.429 맹활약, 타선 핵심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러프가 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있다. ⓒ 삼성 라이온즈

아무도 예상치 못한 한 방이었다.

개막 후 26경기에서 고작 4승에 그치며 끔찍한 4월을 보낸 삼성이 5월 첫 경기 두산전에서 끝내기 홈런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주인공은 2군에서 막 복귀한 외국인 타자 러프였다.

삼성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롤러코스터같은 경기를 펼쳤다. 에이스 윤성환이 두산 유희관과 투수전을 펼치며 6이닝 2실점으로 분투했지만 8회 장필준의 난조로 3실점하며 패배 위기에 몰렸다.

올 시즌 삼성이 패배에 이르는 전형적 패턴이었다. 이날은 달랐다. 9회말 2사까지 몰렸지만 타자들이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이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연장 10회말 러프의 끝내기 홈런이 터지며 승리까지 챙겼다.

시즌 초반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삼성은 부진의 원인을 한두 가지로 특정 짓기 어려울 만큼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 투타 할 것 없이 동시에 부진했던 삼성은 5위 넥센과의 승차가 무려 8.5경기다.

타선의 문제는 러프 부진 탓이 컸다. 당초 삼성은 최형우의 이적 공백을 외국인 거포 러프프 영입을 통해 메우려 했다. 러프가 4번 타자로 중심을 잡아준다면 구자욱과 박해민 등 젊은 선수들과 이승엽, 박한이, 조동찬 등 베테랑들과 어우러져 리그 중위권 이상의 공격력을 보일 것이라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갔다. 개막 후 러프는 공갈포로 전락하고 말았다.

4월말까지 73타석에 들어선 러프는 SK 최정의 홈런 개수만도 못한 9개의 안타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결국 하위타선으로 밀려났다. 러프의 침묵이 길어지자 노장 이승엽이 4번을 맡아야 하는 씁쓸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중심 타선의 붕괴로 빈타에 시달린 삼성은 투수들이 분전한 경기조차 패하며 급전직하했다.

삼성 러프의 올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그나마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점은 1군 복귀전에서 끝내기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때려낸 러프가 5월 들어 21타수 9안타 타율 0.429 OPS 1.205로 완전히 변모했다는 점이다. 러프가 시즌 전 기대처럼 활약한다면 타선의 빠른 시간 내에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다.

중심 타선의 한 축인 구자욱은 4월말 이후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조동찬, 김헌곤 등은 당초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외국인타자 러프만 제 몫을 해준다면 시즌 전 기대했던 타선의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

추락의 와중에도 선발진은 그럭저럭 버티고 있다. 외국인 에이스 레나도가 시즌 전 이탈하며 지난해 악몽을 반복했고 윤성환-우규민-페트릭이 고작 2승을 합작하는데 그쳤지만 이들이 기록한 퀄리티스타트는 10회에 달한다.

기대치가 낮았던 최저가 외인 투수 패트릭이 '저비용 고효율' 피칭을 이어가고 있고 에이스 윤성환은 지난해에 비하면 한결 좋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록 마무리 심창민을 포함해 불펜이 전반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러프가 타선을 이끌고 5월 중순 레나도가 선발진에 복귀한다면 현재까지 지속된 비정상적인 부진에는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1군 복귀전 끝내기 홈런을 포함 5월들어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러프(출처: 프로야구 야매카툰)

팀당 144경기를 치러야 하는 페넌트레이스는 길다. 2016시즌 초반 최하위로 추락했던 한화 역시 올 시즌 삼성처럼 지난 해 4월 4승에 그치며 최악의 모습을 보였지만 천신만고 끝에 7위로 시즌을 끝마쳤다. 현시점에서는 리그 최하위가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삼성이지만 아직 112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반등의 기회는 남아있다.

1군 복귀 후 러프가 쏘아올린 끝내기 홈런은 칠흑 같던 삼성의 앞날에 자그마한 희망의 빛을 밝혔다. 지난해 두산 에반스가 그랬듯 2군에서 절치부심한 러프가 중심 타선의 핵으로 굳건히 자리 잡는다면 삼성의 반격이 시작될 수 있다.


글: 이정민, 김정학/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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