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사령탑 오른 우원식, 여소야대 속 협상력 발휘할까
성공한 정부 되기 위해 '협상력' 발휘해야...'이제부터가 시작'
9년만에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선택은 '패권주의' 타파였다. 당내 범주류로 분류되는 우원식 의원이 16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당선되면서 당내 친문·비문 진영이 상대적으로 균형을 맞추게 됐다.
우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총 115표 중 61표를 얻어 친문계 홍영표 의원을 7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우 원내대표 당선에는 당내 갈등의 주범인 계파 정치를 극복하고, '탕평 인사'를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과 발을 맞춰야 한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공통된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소야대 국면에서는 협치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당 소속 의원들도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우 원내대표의 협상력을 높게 샀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 우 원내대표는 선거 기간 내내 "을지로위원장 4년간 갑을 갈등의 현장에서 얽히고설킨 이해관계를 풀고, 갑과 을이 수긍하는 상생협약을 성공시켰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한 문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이었던 '준비된 대통령'에 맞춰 자신도 원내대표 경선 재수생임을 내세웠다. 아울러 선거 기간 큰 반향을 일으킨 정책쇼핑몰 '문재인 1번가'를 벤치마킹한 '우원식 2번가'를 만드는 등 계파를 가리지 않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우 원내대표의 당선에 대해 "비주류인 우 의원의 당선은 당내 친문만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며 "의원들이 당내 세력보다 균형을 중시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당내 일각에선 추미애 대표와 청와대 간 갈등설로 인해 친문 그룹이 결집할 거란 전망도 적지 않았다. 실제 당 소속 의원들과 당 관계자 다수는 친문계 핵심 인사인 홍 의원의 당선을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경선 결과를 계기로 당내 진영 갈등도 숨고르기에 들어설 전망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당내 친노·친문 세력이 생각만큼 크게 결집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친문이 원내대표 선거에서 똘똘 뭉치지 않을까 했는데 의외로 그러지 않았다. 긍정적인 사인"이라고 호평했다.
성공한 정부 되기 위해 '협상력' 발휘해야..."이제부터가 시작"
이로써 우 원내대표는 만만치 않은 국정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당선 직후 "일자리 100일 상황실을 설치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과반에 못 미치는 120석으로는 야당과 협치 없이 국회 법안 통과조차 불가능하다.
첫 시험대는 오는 24~25일 예정된 이낙연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다. 우 원내대표가 강조했던 협상력을 바탕으로 야당을 설득해 이 후보자를 '무사통과' 시켜야한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동력이 초반부터 힘을 받을 수 있느냐가 여기에 달렸다. 또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헌법개정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다만 우 원내대표가 뚜렷한 계파가 없다는 점은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는 데 상당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이다.
이 정치평론가는 "우원식 원내대표와 전병헌 정무수석 둘 다 각진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잘 맞을 것"이라며 "야당이 아무래도 친노·친문 핵심이라 하면 조금 더 공격적일 수 있는데, 이 점은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도 "지금 민주당 의원들은 계파를 따지기보다 '누가 더 야당과 협치를 잘 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투표를 한 것"이라며 "우 원내대표가 을지로위원회 등 문 대통령의 가치와 가장 많이 부합했기 때문에 앞으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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