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김옥빈 "'악녀' 시놉, '이건 미쳤다' 생각"
정병길 감독의 영화 '악녀' 원톱 열연
파격 액션부터 모성애 연기까지 호평
정병길 감독의 영화 '악녀' 원톱 열연
파격 액션부터 모성애 연기까지 호평
한국영화 사상 단언컨대 최고의 난이도 액션을 선보인 배우 김옥빈은 “또 다시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다”며 여전히 ‘액션 갈증’을 드러냈다.
‘한국에서 여배우 원톱 영화는 흥하지 않는다’는 평가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죽을 힘을 다해 연기했다”고 밝힌 김옥빈의 말대로 영화 ‘악녀’는 역대 최고의 액션을 담아내며 여배우 원톱 액션물의 새로운 희망을 쏘아 올렸다.
영화 ‘악녀’ 개봉을 앞두고 서울 팔판동 모처에서 만난 김옥빈은 “영화가 잘 나온 거 같아 너무 좋다”면서 “현장에서 고생한 생각하면 서럽긴 하지만 결과물을 보니 뿌듯하고 너무 좋다”고 영화에 대한 만족스러움을 내비쳤다.
“오프닝부터 획기적이죠. 정말 많은 사람들을 죽여요.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한 장면이기도 하구요. 칸에서는 큰 호평을 받은 부분인 데다 살인병기가 유일한 무기인 숙희라는 인물을 극도로 표현한 장면이라 이질감 없이 받아들이실 수 있도록 연기하는데 가장 중점을 둔 지점이기도 해요.”
김옥빈의 말 그대로 영화 ‘악녀’는 김옥빈으로부터 시작해 김옥빈으로 끝이 난다. 살인병기로 자란 숙희의 숙명적인 운명과 더불어 그에 반한 애틋한 사랑까지, 123분의 러닝타임 내내 김옥빈의 연기가 시선을 압도한다.
칸영화제에 이어 국내 언론시사를 통해 영화가 첫 공개된 후 “한국 영화 사상 역대 최고 여배우 액션”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낸 김옥빈은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이 영화는 미쳤다고 생각했다”며 전무후무한 액션 연기에 도전한 소감을 전했다.
“사실 감독님이 처음 시나리오 줬을 때는 너무 신났어요. 제가 워낙 운동을 좋아하는데다 액션 연기를 할 기회가 없어 목말라 하던 차에 ‘악녀’ 시나리오를 받았거든요. 하지만 시나리오 읽고 ‘이건 미쳤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액션이 아니고 온갖 무기를 다 주고는 연기를 하라는 거에요. 오토바이 체이싱 장면이나 버스 액션신 등은 상상을 뛰어넘었죠. 감독님께 ‘액션 판타지를 다 집어 넣은거냐’ 물었더니 ‘그렇다’고 답하시더라구요. 하하하.”
액션물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병길 감독은 이번 작품을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여배우 원톱 액션물에 대한 도전”을 언급한 바 있다. 김옥빈 역시 “액션 연기에 대한 갈증”을 언급, 갈증에 목마르던 감독과 배우의 만남으로 역대 최고의 액션물로서 포텐을 떠뜨린 셈이다.
김옥빈은 “시나리오 상으로 느껴지는 액션에 대한 상상은 한계가 있었다.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면서 “매 액션신마다의 사연이 있었고 감정이 달랐다. 감독님이 상상하는 앵글 역시 매 신 달랐다.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숙희의 액션신은 각각의 감정이 달라요. 복수심에 불타는 액션, 슬픔의 액션, 모든 것을 잃은 자의 액션 등 각각의 사연이 달랐고 느낌이 달랐죠. 눈빛 연기 역시 달랐던 이유였던 거 같아요. 칸영화제에서도 그런 지점에 대한 외신들의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와이드한 거친 합, 그리고 여성의 장점을 살린 영화가 아닌 강한 지점들이 인상적이었다고 하더라구요.”
해외의 뜨거운 반응에 이어 국내 언론 역시 정병길, 김옥빈이 만들어낸 ‘악녀’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역대 최고 액션을 담아낸 정병길 감독의 천재적인 연출력과 배우 김옥빈이 그려낸 ‘여배우 액션물’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여배우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촬영에 임했다”고 말한 김옥빈은 “이번 영화를 통해 더 많은 여성 캐릭터가 생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배우 영화는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다’가 아닌 ‘멜로도 코미디도 액션까지도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박쥐’로 처음 칸영화제에 참석했던 박찬욱 감독님이 잘 키운 막내딸을 보듯 응원해 주셨어요. 고맙고 신기하고 그랬죠. 저의 액션 연기도 칭찬해주셨죠. 제가 이 영화를 찍으면서 가진 생각은 ‘폼 안나고 어설프다는 평가를 받으면 안 된다’였어요. ‘역시 여배우는 액션을 하면 안돼’라는 평가가 나오면 안됐거든요. 촬영하면서는 정말 힘들었지만 영화를 보니 성취감, 만족감이 느껴져요. 관객들의 평가가 남았는데 설레고 긴장도 돼요.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지만 청불이라서 많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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