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 없다던 류현진, 왜 77개 교체?
세인트루이스전 6이닝 3피안타 1실점 호투
7회 타석 때 대타와 교체, 적은 투구수 아쉬움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각)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은 1-1로 맞선 7회초 공격 때 대타 오스틴 반스와 교체돼 승패와 무관했으며, 시즌 평균 자책점은 4.28에서 3.91로 낮아졌다.
하지만 류현진의 교체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앞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 전 “불펜 소모로 인해 류현진의 투구 수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따라서 부진한 투구만 아니라면 100개 이상의 투구가 기대됐던 류현진이다.
앞서 올 시즌 류현진의 최다 투구수는 지난 12일 콜로라도전(4이닝 10실점)으로 101개를 던진 바 있다. 이에 앞선 세 차례 등판서도 모두 90개 이상을 기록, 체력적으로 크게 문제가 없던 상황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2회 내준 1실점도 중견수 크리스 테일러의 타구 판단 미스가 아쉬웠던 장면으로 충분히 아웃시켜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낼 상황이었다.
실점 후에는 대단히 효율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특히 3회 들어 직구 구위가 살아나며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을 압도했는데 4회 스테픈 피스코티에게 2루타를 맞은 것을 제외하면 3회와 5~6회를 삼자범퇴로 간단히 처리했다.
5회까지 71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마지막 이닝이었던 6회를 단 6개의 공만으로 처리했다. 조금 욕심을 부린다면 완투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7회초 공격이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만들었다. 다저스는 7회 2사 후 8번 타자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2루타를 때려 역전 찬스를 잡았다. 고민에 빠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결국 류현진을 불러들이고 대타를 내세웠다.
결과적으로도 아쉬움이 남는 결정이었다. 류현진 대신 타석에 들어선 오스틴 반스는 상대 선발 카를로스 마르티네즈의 구위에 눌려 제대로 된 타격 한 번 하지 못한 채 기회를 무산시키고 말았다.
만약 류현진이 타석에 그대로 들어서 마운드를 계속 지켰다면 최고의 투수전이 가능했던 순간이었다. 이날 마르티네즈는 8회까지 버티며 팀이 8회말 얻어낸 점수에 힘입어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 역시 100개 이상의 투구가 가능했던 상황이라 적어도 승부처가 된 8회까지는 버틸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때 불을 붙일 시점이었다. 로스 스트리플링도 충분히 쉰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감독의 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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