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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주식 처분, 청와대 관여 안했다"...외압의혹 입증 실패


입력 2017.06.01 20:17 수정 2017.06.01 20:35        이홍석 ·이호연 ·고수정 기자

최상목 전 비서관 "공정위 '소신' 결정...안종범 수석, 불확실성 해소 차원 결정 촉구"

특검, 혐의 입증 실패...유도성 질문 남발 초조한 기색 드러내

최상목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사진)이 1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여부를 가리는 자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물산 합병후 순환출자해소를 위한 주식처분 결정 과정에서 청와대가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최상목 전 비서관 "공정위 '소신' 결정...안종범 수석, 불확실성 해소 차원 결정 촉구
특검, 혐의 입증 실패...유도성 질문 남발 초조한 기색 드러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으로 발생한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주식 처분 규모 결정 과정에서 청와대가 어떠한 지시나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특검은 삼성과 청와대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언을 확보하지 못하며 혐의를 입증하지 못해 초조한 기색을 드러냈다.

1일 서울중앙지방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대한 22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최상목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은 "청와대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삼성물산 합병 관련 주식처분 규모 결정에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 전 비서관은 지난 2015년 10월 삼성물산 합병으로 인한 신규 순환출자 관련 내용을 보고 받고 공정위 측에 관련 내용을 문의한 적은 있지만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처분 주식 수가 많을 경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투자자 보호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전문가인 김학현 당시 공정위 부위원장에게 물어봤을 뿐 결정은 공정위 자체적으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이후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에게도 주식처분 규모가 크면 시장의 충격이 있고 처분규모가 작으면 대기업 봐주기 논란이 있을 수 있어 500만주와 900만주 2가지안을 모두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최 전 비서관은 “당초 (주식처분 규모) 논란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실무진들이 500만주와 900만주 논란이 된다고 해서 공정위의 주요 현안이라고 판단해 윗선으로 보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 수석이 법리 해석 등을 이유로 전문가인 김학현 공정위 부위원장에게 물어보라고 해서 물어보니 김학현 부위원장이 500만주가 소신이라고 말해 소신대로 결정하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최 전 비서관은 안 수석이 당시 주식처분 규모에 대한 빠른 결정을 촉구한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에서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와 관련, 공정위 측에 주식처분 규모에 대한 언급이나 지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안 수석이 구체적으로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결정 늦추는 것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으니 빨리하라는 취지로 이해했다”며 “그런 건 시장의 영향이 있으니 통상적으로는 빨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특검은 이 날 재판에서 청와대 외압 의혹에 대한 혐의 입증에 실패하면서 법정에서 초조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 전 비서관을 상대로 한 신문에서 의견을 넣어서 재판부로부터 제지를 당했는가하면, 이에 불만을 품은 증인과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특검은 최 전 비선관에게 “안 수석 선호대로 하기 위해서 공정위에 다시 물어본 것은 청와대 개입한 것 아니냐”고 따져묻자 재판부로부터 “그건 검사님의 의견이고 질문 아니다”며 면박을 당했다. 이를 지켜본 방청석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또 최 전 비서관과도 감정적인 언쟁을 벌이며 혐의 입증 실패를 자인하는 모습이었다. 특검은 “주식처분 규모를 500만주나 900만주로 하는 것은 법리 해석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정책적 판단에 의한 것 아니냐”고 유도성 질문을 했다.

이에 최 전 비서관이 “그건 검사님 생각”이라고 답변하자 서로 목소리를 높이며 감정싸움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어 특검이 ‘본인 입장에서 500만주가 편한데 그렇지 않냐“고 유도성 질문을 이어가자 ”검사님 워딩(의견)이 섞여 들어간 것 같다“며 반박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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