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현대차 고성능 'N브랜드', 한국보다 유럽 먼저 왜?


입력 2017.06.05 06:00 수정 2017.06.05 09:39        박영국 기자

i30N 하반기 유럽 출시…국내 출시 시점은 미정

유럽서 먼저 인정받고 '금의환향'?

i30N이 독일 뉘르부르크링 24시 내수 레이스에서 트랙을 주행하고 있다.ⓒ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i30N’이 가혹한 주행 환경으로 유명한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에서 2년 연속 완주에 성공하며 현대차의 고성능 ‘N’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당분간 i30N을 손에 넣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5일 현대차에 따르면, ‘N’ 브랜드의 첫 모델인 i30N은 올 하반기 유럽 시장에 출시할 예정으로, 국내 판매는 현재로서는 계획돼 있지 않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유럽 출시만 계획돼 있다”면서 국내 출시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N’은 현대차가 개발하고 있는 고성능차 라인업이다. BMW 차량에 ‘M’이라는 마크가 붙으면 고성능차를 의미하듯 현대차도 ‘N’을 고성능 라인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M’과 ‘N’의 콘셉트 및 명칭이 소름끼치도록 닮았지만 현대차는 ‘아류’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남양에서 태어나 뉘르부르크링에서 담금질했다는 의미로 두 지역의 앞 글자를 딴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모방이건 독창적이건 간에 그동안 자동차 전문가들과 마니아층 사이에서 현대차가 고성능 라인업을 꾸려야 할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고성능 라인업 개발 및 운영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기술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현대차는 결국 지난 2014년 BMW에서 ‘M’ 브랜드를 담당하던 앨버트 비어만 부사장을 영입한 이후 ‘N’ 브랜드 개발을 본격화했고, 지난해와 올해 뉘르부르크링 내구레이스에 참여하며 성능데스트를 겸한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본국인 한국에서의 출시는 미뤄둔 채 유럽을 첫 양산차 데뷔 무대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섭섭할 수 있지만 현대차에게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다.

고성능 차량에는 엔진은 물론 서스펜션, 브레이크 등 주행성능과 관련된 부품은 모두 일반 차량보다 업그레이드된 것을 사용한다. 그만큼 가격도 높아진다. BMW도 M이 붙은 모델은 같은 차급의 일반 모델보다 수천만원씩 가격이 올라간다.

i30N 역시 i30보다 수천만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수백만원은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일단 엔진부터가 i30는 1.6 가솔린 터보가 최고사양인데 i30N에는 2.0 가솔린 터보가 장착된다. 서스펜션, 브레이크도 업그레이드되고 각종 튜닝 비용도 추가된다.

문제는 이걸 소비자들이 순순히 받아들이겠느냐는 것이다. 기본형인 i30만 해도 아반떼보다 비싸다는 이유로 욕을 먹고 판매는 참패 수준이었다.

현대차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브랜드지만, 한편으로 욕을 가장 많이 먹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현대차가 무엇을 하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소비자들이 많다.

i30N을 차급을 뛰어넘는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가는 ‘엔진 배기량만 늘렸다고 고성능이 되느냐’느니 ‘2000만원에도 안사는 차를 누가 3000만원 주고 사느냐’느니 하는 비아냥이 터져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유럽은 다르다. 현대차에 대한 인지도가 떨어질지언정 선입견은 없다. 남들과 똑같이 경쟁하는 입장이고, 특히 고성능 부문은 도전자의 입장이다. 실패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유럽 고성능 시장에서 차곡차곡 실력을 쌓고 브랜드인지도를 높여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그 뒤로는 얘기가 달라진다.

현대차는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이 유럽에서 인정받은 유럽 브랜드의 고성능 모델에 일반 모델보다 수천만원 높은 가격을 흔쾌히 지불하는 모습을 봐 왔다.

‘i30N을 비롯한 N 브랜드 라인업이 ‘유럽에서 인정받은 모델’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당당히 ‘금의환향’한다면 대접은 달라질 수 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는 신차의 첫인상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시작이 좋았다가 하향곡선을 그린 경우는 있었어도 시작은 안 좋았어도 나중에 치고 올라간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단일 모델도 아니고 여러 모델이 포함되는 라인업인 만큼 N브랜드의 국내 론칭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강렬한 임팩트를 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설 때 결정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