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없는' 유벤투스, 레알전 치욕 배경은?
강력한 수비 보유하고도 레알에 4골 얻어맞아
선제 실점에 오버 페이스..호날두급 해결사 없어
유벤투스가 또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유벤투스는 4일 오전(한국시각) 영국 웨일스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서 열린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1-4로 크게 졌다.
메시가 이끄는 바르셀로나마저 무실점으로 묶은 ‘난공불락’ 수비진은 무려 4골을 얻어맞았다. 너무 아쉬운 결과다. 레알전 패배로 시즌 농사를 망쳤다는 가혹한 평가까지 받게 됐다.
유벤투스 알레그리 감독이 들고 나온 전술은 3-4-2-1 포메이션이다. 바르셀로나전에 내세웠던 포백 전술이 아닌 변형 스리백 전술을 통해 굳게 걸어 잠그고 레알을 공략할 의도다. 전략가 알레그리 감독도 레알의 맹폭 피해자가 됐다. 유벤투스 대패 원인은 무엇일까.
뚫리지 않는 레알 골문
첫 번째 원인은 전반 추가골 실패다. 유벤투스는 전반 초반부터 레알을 압박했다. 예상과 달리 전반 이른 시간부터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한 방이 부족했다. 레알이 전반 20분 단 한 번의 찬스를 골로 연결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반 27분 만주키치가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을 성공했지만, 골잡이 이과인은 결승에서도 침묵했다.
레알 지단, 운장 아닌 명장
알레그리 감독은 소문난 전략가다. 변형 스리백부터 포백 전술까지 다양한 전술로 강호들을 당황하게 했고, 만주키치의 측면 이동 등으로 올 시즌 유벤투스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견인했다.
이번에도 알레그리 감독은 변형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했다. 그러나 지단 감독은 이를 알고 있었다. 레알은 아우베스가 윙백으로 올라가면서 상대적으로 발이 느린 바르잘리가 버티고 있는 오른쪽을 지속적으로 공략했다.
유벤투스가 전반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도 레알은 침착했다. 그리고 체력 비축을 통해 후반 들어 주도권을 잡았고, 여유로운 경기 운용으로 다급한 유벤투스를 제압했다.
공격진 크랙 부족
레알과 유벤투스의 결정적인 차이는 호날두의 유무다. 레알은 언제든 골을 터뜨릴 수 있는 호날두가 있었고, 유벤투스에는 그런 슈퍼스타가 없었다. 수비진만 놓고 보면 분명 유벤투스가 레알보다는 우위다. 그러나 공격에서의 볼 배급, 호날두 만큼 확실한 마무리 능력을 지닌 선수가 없었다.
유벤투스는 지난 시즌 나폴리서 36골 터뜨린 ‘킬러’ 이과인을 영입했다. 폴 포그바의 이적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물음표지만, 이과인을 데려오면서 포그바를 거액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넘겼다.
유벤투스의 목표는 유럽 정상이었다. 포그바는 빠졌지만 만주키치의 측면 이동이 신의 한 수가 됐고, 준결승까지 수비가 빛을 발하면서 유럽 정상을 노크했다. 그러나 결승전에서는 달랐다. 디발라는 긴장한 탓에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이과인 역시 무게감을 보여 주지 못했다. 2골을 터뜨리며 중요한 순간 기회를 살린 호날두와 분명 대조됐다.
오버 페이스
유벤투스와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 유무뿐 아니라 스쿼드의 두께에서도 제법 차이가 난다. 레알은 자타공인 유럽 최고의 선수진을 보유한 팀이다. 로테이션을 통해 가장 치열한 라 리가에서도 정상을 차지할 만큼 탄탄한 선수층을 자랑한다. 반면 유벤투스는 그렇지 못했다.
알레그리는 전반 부지런한 움직임을 요구했다. 전반전에서 최대한 주도권을 잡으면서 후반전에서는 잠그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전반 유벤투스의 왕성한 활동량은 후반에는 오히려 족쇄가 됐다. 지칠 대로 지친 선수들은 레알의 거센 공격에 고전했다. 1선부터 안 풀리자 2선도 3선도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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