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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만 9명’ 민망한 올스타 투표 몰표 기현상


입력 2017.06.08 00:12 수정 2017.06.09 17:0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선두 질주 KIA, 12개 포지션 중 9개 1위

선수 아닌 특정 팀에만 표 몰아주는 현상

2017 올스타전 팬투표 현황. ⓒ KBO

KBO리그 최고의 별들이 모여 잔치를 이루는 올스타전 팬투표가 지난 5일부터 시작됐다.

이번 올스타전은 다음달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리며 각 구단으로부터 추천 받은 120명의 후보가 드림 올스타(두산, SK, 롯데, 삼성, kt)와 나눔 올스타(NC, 넥센, LG, KIA, 한화)로 구분되어 투표가 진행된다.

투수는 선발과 중간, 마무리 투수 등 모두 3명이 선정되며, 포수와 지명타자,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부문 각 1명, 외야수 부문 3명으로 포지션이 나뉘며 팀당 12명씩 총 24명의 베스트 선수가 최종 선발된다.

팬 투표는 지난 5일부터 시작됐으며 오는 30일부터 오후 6시까지 26일간 진행되고,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KBO 앱과 KBO STATS 앱에서 동시 실시한다.

KBO는 최근 특정 구단의 몰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팬 투표와 선수단 투표를 점수로 환산해 70%-30% 비율로 합산한다고 밝혔다.

실효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따른다. 올 시즌 역시 인기팀들에 편중된 ‘팬투표 몰표’ 현상이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팀은 역시나 1위 고공비행을 내달리는 KIA다. KIA는 나눔 올스타 12개 포지션 중 무려 9개 부문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나머지 세 자리 역시 한화 이글스의 몫이다.

드림 올스타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우승팀 두산은 8개 부문서 올스타를 배출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올스타전이 대구에서 열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안방으로 쓰는 삼성이 2개 포지션(이승엽, 구자욱)에서만 수위를 점하고 있는 부분이 민망할 정도다.

물론 올스타 팬투표는 실력을 기반으로 공정성을 기해야 하는 골든글러브와 출발부터 다르다. 팬들에 의해 선정되는 만큼 기본적으로 인기투표가 될 수밖에 없고, 이를 제지할 이유 또한 있어서도 곤란하다.

그러나 ‘선수’가 아닌 ‘팀’에 대한 충성 경쟁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올스타전은 팀을 고르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각 포지션 최고의 별들을 선정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최고의 실력을 뽐내면서도 별들의 잔치에 참가할 수 없는 선수들이 올 시즌도 등장할 전망이다.

대표적인 선수가 SK 한동민이다. 한동민은 올 시즌 타율 0.292 17홈런 46타점으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드림 올스타 외야수 부문 1~3위를 기록 중인 구자욱(삼성), 민병헌, 김재환(이상 두산)도 좋은 기록을 내고 있지만, 홈런 2위-타점 1위의 한동민에 비해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나눔 올스타의 경우는 더 심하다. 1위팀 KIA의 독식이 뚜렷하다. 올 시즌 KIA의 팀 성적과 구단 자체의 인기가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성황리에 끝난 KBO리그 올스타전. 고척돔구장에서 열렸다. ⓒ 연합뉴스

이처럼 기현상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이유는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팀 수가 많지 않은데다 인기팀과 비인기팀의 분명한 차이, 그리고 성적에 따라 극단적으로 쏠리는 팬심을 들 수 있다.

최근 몇 년 살펴봐도 롯데에서 LG, 두산을 거쳐 KIA에 몰표가 나오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아무리 팬심을 반영한 인기투표라 하더라도 특정 구단의 독식 현상이 반복된다면 올스타전의 의미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 현재 시행중인 1인 1일 1회 투표제는 중복투표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충성도 높은 팬들에 의한 몰표 현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메이저리그는 올스타 선정이 선수 입장에서 큰 영광인 훈장과도 같다. 실제로 명예의 전당 입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도 하며, 어디까지나 특정 구단 소속이 아닌 선수 개인의 명성에 의해 선정되곤 한다.

선정된 선수도 민망하고, 지켜보는 팬들도 불편한 KBO리그 올스타의 현주소다.


최근 KBO리그 올스타전 몰표 현상

2016시즌
나눔 올스타 : 두산 베어스 8명, 미배출(SK, kt)
드림 올스타 : 한화 이글스 5명, 미배출(LG)

2015시즌
드림 올스타 : 삼성 라이온즈 6명, 미배출(kt)

2013시즌
웨스트 올스타 : LG 트윈스 11명, 미배출(KIA, 넥센, 한화, NC)
이스트 올스타 : 롯데 자이언츠 6명

2012시즌
이스트 올스타 : 롯데 자이언츠 10명, 미배출(삼성, SK, 두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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